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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3세대 K5 1.6터보, 쏘나타 넘어 그랜저도 위협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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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일 기자

승인 : 2019. 12. 13. 14:49

안정적이고 다이나믹한 주행성능…카카오i 음성인식으로 기능 조작도 편리
더 뉴 그랜저에 뒤지지 않는 승차감은 장점
개성과 혁신 다 잡은 외관 디자인은 경쟁력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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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park@
“연간 판매량 목표는 7만대입니다.” 12일 3세대 K5 출시 행사에서 이용민 기아차 국내마케팅실 상무가 밝힌 판매목표다. 사실 고개를 갸우뚱했다. 15영업일만에 1만6000대 이상이 계약됐다고 해도 여전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7만대라는 숫자는 조금 과하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도 그럴것이 2010년 K5 1세대 출시 이후에 7만대 이상 판매된 적은 2011년(8만7452대)과 2012년(7만7952대) 단 두번에 그쳤다. 쏘나타의 올해 1~11월 누적판매량이 9만1431대였던 것을 생각하면 7만대라는 목표는 과거 K5 1세대만큼의 인기가 아닌 이상 사실 힘들지 않겠냐는 생각이 머리속에서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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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park@
이미 출시전에 공개된 3세대 K5는 ‘디자인의 기아’라는 명성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외관 디자인은 패스트백 스타일 적용과 타이거 노즈를 더 강인하게 표현해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모습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문제는 승차감·주행성능·조향성 등의 능력이 얼마나 소비자에게 어필 할 수 있느냐였다. 쏘나타 DN8과 같은 파워트레인과 플렛폼을 공유하는 만큼 어느 정도 기대를 만족시킬 것이라 예상했지만 7만대를 판매할만큼의 걸작이 나왔는가는 사실 확신하기 힘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7만대 판매?’ 3세대 K5라면 불가능한 일은 아닐 듯 싶다. 직접 몰아본 K5는 이런 생각이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란듯이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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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 K5/제공 = 기아자동차
◇타 보면 만족한다…기대 이상의 주행성능
3세대 K5의 주행능력은 예상보다 안정적이고 나름의 박진감이 있다. K5는 패스트백 스타일 적용과 날렵하면서 넓어진 타이거노즈, 그리고 기존 대비 전장과 전폭이 50㎜와 25㎜ 늘어났지만 전고를 20㎜ 낮추면서 다이내믹한 스포티 세단의 모습을 만들어 냈다. 겉모습에 걸맞게 조금 더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발휘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중형 세단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생각하면 불만스러울 이유는 없다.

시승차량은 가솔리 1.6 터보모델로 쏘나타 센슈어스에 적용된 스마트스트림 G1.6 T-GDi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돼 부드러우면서도 강력한 주행감을 전달해 준다.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27.0(㎏f·m)의 동력성능을 발휘하는 G1.6 T-GDi 엔진은 시승내내 넉넉한 파워와 반응속도를 뽐냈다. 자동차전용도로 위주로 163㎞ 구간을 주행하는 동안 K5는 지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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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 K5/제공 = 기아자동차
1.6 T-GDi 엔진은 연속 가변 밸브 듀레이션(CVVD) 기술이 적용됐다.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CVVD는 기존의 연속 가변 밸브 타이밍 기술(CVVT)과 연속 가변 밸브 리프트(CVVL) 기술에서는 조절이 불가능했던 밸브 열림 시간을 제어해 엔진의 성능과 연비를 동시에 향상시켰다.

스포트모드와 컴포트모드를 오가며 급가속 등 고속주행 위주의 시승에도 예상보다 높은 11.6㎞/ℓ의 연비(복합연비 13.8㎞/ℓ)를 기록한 것도 CVVD의 결과라 하겠다.

K5의 주행능력은 풀가속을 해보면 피부로 더 느낄수 있다. K5 1.6터보는 5500rpm에서 최고 출력을 발휘하고, 최대 토크 구간은 1500~4500rpm이다. 실제 운전을 해보면 5800~5900rpm에서 시프트 업이 이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전까지는 부족함 없이 속도를 끌어올리는 능력은 기대 이상이다.

더욱이 좋아진 엔진 세팅은 일반적으로 터보엔진에서 전달되는 터보렉은 느낄수가 없게 한다. 순간적인 가속이 아닌 점진적으로 속도를 높여가는 경우(컴포트 모드) 최대토그 구간인 3300~3800rpm 수준을 유지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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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5 주행모드 다이얼/bipark@
K5는 스마트·에코·컴포트·스포트·커스텀 등 5가지 주행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각각의 모드에서 운전자가 느끼는 주행성능의 변화는 사실 스포트모드 이외에는 크게 피부에 와닿지는 않는다. 가장 큰 주행성능의 변화를 느끼는 스포트모드는 확실히 탄탄한 주행감을 이끌어 낸다.

스티어링 휠이 묵직해 지는 느낌은 크지 않지만 순발력은 한층 예민해 지는 느낌이다. 좌우 조향 응답성도 답답함이 없다. 엔진음도 컴포트모드와는 달리 한층 거칠어 진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엔진음 음역대는 다소 거슬릴 수 있다. 묵직하며 저음역대의 소리라기보다는 높은 음역에서 나오는 다소 불편한 엔진음 느낌이다.

◇“신형 쏘나타? 아니 ‘더 뉴 그랜저’도 긴장해야 겠다”
3세대 K5를 시승하는 동안 가장 머릿속에 떠오른 단어는 ‘쏘나타’였다. 지난달까지 8만대를 넘게 판매한 쏘나타가 K5 등장에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 같다. 동일한 엔진과 플렛폼을 갖고 있다고 하지만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디자인 적인 측면에서 K5에 더 열광할 듯 하다. 자동차 디자인이라는 것이 보는 사람에 따라 평가가 확연히 차이가 있지만, 지금까지 나오는 평가들을 볼때 쏘나타보다는 K5 디자인에 대한 대중의 평이 더 후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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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park@
디자인 측면에서도 그렇지만 가격 면에서도 K5가 더 경쟁력이 있어보인다. K5 가솔린 1.6 터보 모델의 가격(개소세 3.5% 기준)은 △트렌디 2430만원 △프레스티지 2709만원 △노블레스 2901만원 △시그니처 3141만원이다. 반면 같은 체급의 쏘나타 센슈어스는 △스마트 2489만원 △프리미엄 2705만원 △프리미엄 패밀리 2876만원 △프리미엄 밀레니얼 3073만원 △인스퍼레이션 3367만원이다. 트림에 따라 59만원에서 226만원까지 차이가 난다.

다만 K5의 단점은 외장컬러가 센슈어스에 비해 다양하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플레임레드’와 ‘글로잉옐로우’와 같이 강력한 이미지를 뽐낼 수 있는 컬러가 적용된 쏘나타와 달리 K5는 ‘요트블루’만 적용돼 선택의 폭이 다소 좁다. 특히 레드컬러가 적용 안된 것은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큰 부분이다.

현대차가 야심차게 내놓은 더 뉴 그랜저와 비교해도 주행 성능은 뒤쳐지지 않는다. 3.3 가솔린 엔진을 품은 더 뉴 그랜저와 성능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그만큼 최적화된 터보엔진 세팅과 변속기, 차체 강성 등 균형있는 세팅이 K5의 주행능력을 몇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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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5를 더 뉴 그랜저와 비교할 만한 이유는 승차감이다. K5는 신형 쏘나타에도 적용된 3세대 신규 플랫폼 적용으로 정숙성·승차감·핸들링·안전성 등을 대폭 개선했다. 현대·기아차는 3세대 신규 플랫폼을 내놓으며 든든한 승차감 기반의 일체감 있는 핸들링 피드백, 응답성이 개선된 민첩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단순한 개인적 느낌이지만 운전석뿐만 아니라 조수석에서의 승차감은 더 뉴 그랜저와의 차이는 크지 않다. 앞유리와 운전석·조수석 창문에 이중접합 차음유리를 적용하고 차체 곳곳에 흡차음재를 보강해 소음유입을 크게 감소시킨 것도 승차감을 높이는데 한 몫한 부분이다.

기아차가 ‘든든한 핸들링’이라고 강조한 조향능력은 쏘나타 센슈어스에 적용된 랙 구동형 파워스티어링(R-MDPS)이 그대로 적용된데다 서스펜션 최적화로 묵직하면서도 빠른 핸들 조작을 가능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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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 K5 HDA 주행 모습/@bipatk
◇운전자의 운전편의를 높였다…인터렉티브 기술과 진일보한 ADAS
3세대 K5의 가장 큰 특징은 운전자와 차량을 연결해주는 인터렉티브 기술이 도입됐다는 점이다. 그 대표적인 기술이 자연어 음성인식 기능이다. 기아차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협업해 K5에 카카오i를 적용했다. 서버형 음성인식 기술과 콘텐츠 서비스가 결한됩 카카오i는 일상언어를 인식해 차량의 간단한 기능을 조작할 수 있게 해 준다.

기아차는 이를 통해 공조장치·창문개폐·날씨정보·시트통풍·열선조작·스티어링 휠열선 조작 등을 할 수 있는 점을 신차발표회에서도 강조했다.

K5의 언어명령 사용은 매우 간단하다. 스티어링휠에 있는 음성인식 스위치를 누르면 10.25인치 내비게이션 화면이 음성인식 화면으로 전환되고 운전자의 명령을 인식한다. 시승 중에도 “모든 창문 열어·닫어” “시트열선 켜줘·꺼줘” “USB음악 틀어줘” 등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문장을 그대로 인식했다.

언어인식 기능을 활용해 주행 중 모든 창문을 닫는 것을 시도했지만 외부 소음 간섭 때문인지 일부 창문만 닫히는 인식오류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정확히 문장을 인식해 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명령문구를 입력해 놓아야 했던 기존 음성인식보다는 진일보한 것은 확실했다. 고속주행 중 언어인식 기능은 불필요한 시선이동을 줄여, 훨씬 편안하고 안전한 운전을 이어갈 수 있게 도와준다.

화각을 100도로 확대한 ADAS카메라 적용으로 한층 안정화된 고속도로주행보조(HDA)는 내비게이션 연동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함께 안정적인 자율주행 성능을 만들어 냈다. 차로유지보조(LFA)와 차로이탈방지(LKA)는 자율주행 상황에서도 차체를 차로 중앙에 위치해 한쪽으로 쏠림없이 운행하게 해준다.

실내
3세대 K5 실내/bipark@
◇화려하지 않지만 밀레니얼세대 감성 녹인 실내
K5의 실내는 외관의 변화만큼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기아차는 3세대 K5의 실내 디자인은 운전자 중심의 미래지향적인 첨단 이미지를 갖췄다고 설명한다. 사실 기아차의 말에 크게 공감되는 것은 아니다. 더 뉴 그랜저처럼 화려하거나 미래지향적이라기 보다는 심플하면서도 특장점을 잘 살린 인테리어라 하겠다.

운전석에 처음 앉으면 탑승전 예상했던 것보다 전방 시야가 더 확장된다. 최적화한 시트포지션을 찾은 K5의 운전시야는 더 뉴 그랜저만큼이나 시원하다. 계기판과 센터페시아에 적용된 직선과 곡선의 적절한 조화는 시각적으로 편안함이 있다.

터치 타입 방식의 공조제어장치는 고급스러움을 전달해주고, 날씨 등을 그래픽화해 노트북 배경화면처럼 보여주는 테마형 12.3인치 대화면 클러스터는 운전 중 예상치 못한 심리적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요소다. 전자식 변속 다이얼은 많은 사람들에게 아직 생소한 부분이지만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는 만큼 불편함은 전혀 없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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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5 전자식 변속 다이얼/bipark@
다만 주행모드 다이얼과 열선·통풍 시트 및 스티어링 휠 열선 조작버튼은 센터콘솔박스에 너무 가깝게 배치돼 운전자가 주행 중 조작하는 것이 편하지는 않다. 열선·통풍시트 조작과 스티어링휠 조작을 음성으로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배치를 선택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열선·통풍 강약 조절은 수동으로 해야 하는 만큼 편의성은 떨어진다 하겠다.

스마트폰 거치 공간도 마찬가지다. K5에 적용된 스마트폰 거치 공간은 기존 현대·기아차에 적용된 엔진룸 방향으로 20~30도 기울어졌던 형태가 아닌 70~80도 정도로 뒷좌석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다. 마치 과거 콘솔게임 본체에 게임팩을 끼워 넣는 듯한 형태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을 듯 하다. 한정된 운전석에서 효과적으로 공간을 활용하려는 노력이 보이는 부분이다.

최근 나오는 신차들이 스마트폰과 차량을 무선으로 연결해 전화걸기 등 왠만한 기능은 스마트폰 조작없이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정차 상태에서 스마트폰을 활용해 정보를 확인하고 인터넷 검색을 하는 경우가 있는 만큼, 즉각적으로 손이 닿지 않는 위치에 거치대를 마련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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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으로 스마트폰을 꼽는 형태로 적용된 K5 스마트폰 거치 공간/bipark@
기아차는 3세대 K5를 기아차 모델 중 가장 혁신적인 모델이자 새로운 미래의 방향성을 제시할 모델이라고 평가한다. 본능적으로 새로움과 재미를 추구하는 밀레니엄 세대 중 가장 중심에 있는 20~30대 인싸이더가 핵심 타깃이다. 실제로 1만6000대가 넘는 사전계약 중 53%가 30대였다.

3세대 K5는 젊은 층이 좋아할 만한 스포티한 외관과 함께 중대형 세단에 못지않은 승차감과 편의장치, 그리고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를 내는 파워트레인은 나무랄 데가 없다. K시리즈 재도약의 시작점이라고 말하는 3세대 K5는 침체된 국내 세단 시장에 훈풍을 불어넣기에 충분한 성능과 매력을 지녔다 하겠다.

한편 3세대 K5 가솔린 2.0 모델의 가격은 △트렌디 2351만원 △프레스티지 2592만원 △노블레스 2783만원 △시그니처 3063만원이다. LPi 일반 모델은 △프레스티지 2636만원 △노블레스 2901만원 △시그니처 3058만원이고, 하이브리드 2.0 모델은 △트렌디 2749만원 △프레스티지 2937만원, △노블레스 3129만원 △시그니처 3335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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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 K5/제공 = 기아자동차
박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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