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전용도로로 확대된 HDA 등 첨단 시스템 만족감 높아
디자인·성능개선…새로운 '성공'의 아이콘으로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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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현대차가 포드의 그라나다 2세대를 들여온 후 8여년 만에 내놓은 그랜저는 무려 33년간 현대차를 대표하는 세단으로, 대한민국의 성공의 상징으로 인식돼 왔다. 현대차가 대형 세단인 에쿠스와 제네시스 브랜드를 내놓기 전까지는 사실 그랜저는 최고의 세단이었던 것을 누구도 부정하지는 않는다. 33년이라는 시간동안 그랜저는 웅장하고 기품 있는 옷을 벗고 보다 날렵하고 젊은 감성으로 옷을 갈아입어 왔다. 19일 출시된 더 뉴 그랜저는 이런 변화의 정점을 보여주는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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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대 보다 업그레이된 주행감·민첩한 조향 능력
더 뉴 그랜저는 2016년 출시된 6세대 그랜저IG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말이 페이스리프트지 모든 면에서 신차에 가까운 변화다. ‘더 뉴(The New)’라는 단어보다는 ‘올 뉴(All New)’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작품이라 하겠다.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방송지원센터에서 출발해 남양주시 삼패동까지 왕복 120㎞ 구간에서 경험한 더 뉴 그랜저는 사실상 ‘올 뉴’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을 만큼 새로운 경험을 선사했다. 승차감부터 조향능력, 그리고 업그레이드 된 첨단 운전자보조 시스템은 기존 그랜저IG를 오래된 구식 모델처럼 느껴지게 할 만큼 인상적인 면모를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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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뉴 그랜저 3.3가솔린 엔진의 최대출력과 최대토크 구간은 6400rpm과 5200rpm에서 발휘된다. 이는 그랜저IG와 동일한 세팅이다. 그럼에도 그랜저IG보다 더 뉴 그랜저의 주행성능은 한 수 위처럼 느껴진다. 이는 랙 구동형 파워스티어링(R-MDPS) 적용으로 고속 주행 시 조향 응답성이 높아지면서 더 다이나믹한 주행을 가능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이런 효율적인 세팅 때문인지 시승구간 초반 60㎞에서는 12.6㎞/ℓ, 120㎞ 전체 구간에서는 10.3㎞/ℓ의 연비를 기록했다. 더 뉴 그랜저 3.3 가솔린 모델(19인치 타이어 기준)의 공식 연비는 복합 9.6㎞/ℓ, 도심 8.3㎞/ℓ, 고속도로 11.7㎞/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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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0㎞/h 같은 평상속도에서 차량을 강하게 밀어붙이면 더 뉴 그랜저의 가속 성능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킥다운으로 급가속을 시도하면 엔진회전수는 순간 6000rpm 이상으로 치고 올라가며 최대출력을 이끌어낸다. 세단이다 보니 고성능 모델 같이 저돌적이지는 않지만 부족함이 없는 가속력을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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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뉴 그랜저는 현대차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세단이라는 점에서 승차감은 차량을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가장 중요한 선택 요소 중 하나다. 현대차도 승차감을 높이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더 뉴 그랜저의 서스펜션은 전륜에 맥퍼슨 스트럿 서스펜션, 후륜에는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적용했다. 그랜저IG도 같은 서스펜션이 적용됐지만 이번 페이스리프트에서는 차체와 구조적으로 충격을 흡수하는 보강 작업을 통해 승차감을 한층 높였다.
실제로 더 뉴 그랜저는 제네시스에 비해서 다소 부드럽지만 그랜저IG에 비해서는 단단한 승차감을 전해준다. 조수석이나 뒷좌석에서 ‘통통’ 튀는 느낌이 들었던 그랜저IG와 달리 더 편안한 승차감을 경험할 수 있다 하겠다. 차선을 좌우로 급하게 변경해도 차체가 빠르게 원위치를 찾는 회복력도 나쁘지 않아 승차감을 유지해 준다. 조수석에 탑승한 사람도 불안감보다는 잘 세팅된 차체의 반응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승차감은 현대차가 이번 페이스리프트에서 신경을 쓴 정숙성과 맞물려 극대화 된다. 현대차는 더 뉴 그랜저의 승차감을 높이기 위해 19인치 휠 공명기를 적용했고, 후면 유리 두께를 늘렸다. 또한 후석 차음유리를 확대 적용하고 하체 보강 등을 통해 외부의 소음이 실내로 들어오는 것을 최소화했다. 엔진 시동을 걸었을 때나 정속 주행 중 실내로 들려오는 엔진음은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잘 차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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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뉴 그랜저는 기본적으로 승차감과 정숙성에서 그랜저IG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 여기에 다양한 첨단 기술이 어우러지면서 운전 편의성을 더욱 좋아졌다.
더 뉴 그랜저에는 현대차 최초로 적용된 ‘전방 충돌방지 보조-교차로 대향차(FCA-JT) 기술’을 비롯해 10가지 스마트 기술이 대거 적용됐다. 특히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는 기존 고속도로뿐 아니라 자동차 전용도로까지 확대해 6623㎞에 달하는 도로에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기존 모델에 비해 편리해진 조작방법도 장점이다. 여러 단계를 거쳐야 작동됐던 HDA를 버튼 하나만으로 손쉽게 작동시킬 수 있게 한 것은 기존 모델과 확실한 차별점이다.
실제 서울외곽순환도로에서 테스트한 HDA는 군더더기 없는 성능을 발휘했다. 100㎞/h에 속도로 맞춰 HDA기능을 활성화한 동안 더 뉴 그랜저는 차간거리와 속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만족스러운 자율주행을 선보였다. 다만 사실상 직선코스였음에도 불구하고 차선이 흐린 곳에서는 차선인식을 잘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도로상황 등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전제하에) 핸들을 잡으라는 안전경고의 빈도가 다른 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도 운전자를 불안하게 하는 요소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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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SPA는 센터페시아 공조장치 하단에 위치한 RSPA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활성화 시킬 수 있다. 이 기능을 활성화 해놓으면 운전자가 탑승하지 않은 상황에서 스마트키에 있는 후진·전진 버튼만으로 차량이 스스로 앞·뒤로 이동한다. 이 기능은 운전자나 탑승자가 하차하기 힘들 정도로 옆차와의 간격이 좁은 주차장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단 자동주차기능이 아닌 만큼 차량을 주차라인과 일직선상에 위치 시켜야 한다.
가장 인상적인 편의 기능은 미세먼지 감지 센서다. 실내 공기 질을 실시간 모니터링해 현재 차량 내 공기 오염 수준을 △매우 나쁨 △나쁨 △보통 △좋음 네 단계로 알려주고, 초미세먼지(1.0~3.0㎛)를 99% 포집할 수 있는 마이크로 에어 필터로 차량 내 공기를 깨끗하게 만들어준다. 이 또한 우리나라 환경에 맞는 기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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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대의 성공을 디자인하다
더 뉴 그랜저가 세간의 관심을 끈 것은 파격적인 내외관 디자인이다. “사람을 배려한, 사람이 기준이 되는 실내 공간의 숨은 미학으로 일상을 다시 디자인했다”는 이상엽 현대차 디자인센터 전무의 말처럼 더 뉴 그랜저가 가장 호평을 받는 부분은 실내디자인이다. 이 전무가 말하듯 더 뉴 그랜저의 디자인은 외부의 시선보다는 나의 만족과 신념을 중시하는 것이 성공의 가치라는 의미를 녹여냈다.
고급스런 스티치가 더해진 틸팅 나파가죽 시트와 베이지와 카멜브라운이 어우러진 실내는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디자인과 더할 나위 없는 럭셔리함을 창조했다. 넓고 길게 뻗은 수평적 디자인은 운전자에게 심적 안정감을 전달해 주고, 64색 앰비언트 무드 램프와 현대차 최초로 탑재된 터치식 공조 컨트롤러 등이 고급스러운 감성을 극대화했다.
특히 동급 최고 수준의 12.3인치 클러스터(계기판)와 12.3인치 내비게이션이 경계가 없는 심리스(Seamless) 형태로 배치돼 답답하지 않은 시야각을 만들어 낸다. 큼지막한 계기판·내비게이션은 높은 시인성과 실내의 심미성을 배가 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 더 뉴 그랜저의 탁 트인 전방시야와 함께 운전자에게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탑승한 것 같은 착각을 들게 할 만큼의 공간감을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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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터치식 공조시스템 주변에 물리버튼은 물 흐르듯 아래로 이어지는 센터페시아 라인을 끊기게 하는 요소다. 물리버튼을 최소화했다면 더 유려한 실내 디자인이 완성됐을 듯 하다.
더 뉴 그랜저 운전자들은 높은 퀄리티의 실내 디자인을 얻은 대신 실용적인 부분은 다소 희생해야 한다. 실내 라인을 강조하다보니 실질적으로 간단한 물건을 놓아 둘 공간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조수석에 동승자가 있다면 운전자와 동시에 스마트폰을 놓아 둘 최소한의 공간도 찾기 힘들다. 스마트폰 무선충전 공간과 음료수 거치대가 있지만 다소 좁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도어 쪽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운전석 쪽의 경우 도어 하단의 수납공간은 확실히 잡혀있지만 손잡이 공간은 깊이가 너무 낮고 폭도 좁아 스마트폰 하나 놓기 힘든 구조다. 조수석 쪽은 그나마 폭이 넓은 손잡이 공간이 있지만 깊이는 운전석쪽과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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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뉴 그랜저는 혁신적인 전면 디자인으로 처음 공개됐을 때부터 호불호가 갈렸다. 하지만 그 외의 모든 부분은 불평이 아닌 엄지를 치켜 세울 만큼의 상품성을 갖췄다. 현대차는 주행성능과 승차감, 럭셔리한 실내 디자인, 그리고 최첨단 기술로 성공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그랜저의 가치를 몇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 사전계약 3만2000대를 돌파한 것도 전면 디자인의 호불호 보다는 이런 장점들이 소비자들에게 전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장재훈 현대차 부사장이 신차발표회에서 말한 것처럼, 더 뉴 그랜저는 SUV로 획일화 되는 자동차 시장에서 세단의 부활을 이끄는 첨병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모델이다. 많은 관심을 뛰어 넘는 상품성을 갖춘 만큼 33년의 역사를 품은 그랜저의 신화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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