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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KB국민은행의 점포 실험 가속…무인·디지털금융 특화지점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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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초롱 기자

승인 : 2019. 10. 30. 06:00

서초동 교대앞 디지털셀프점·종합금융센터 오픈
셀프존
29일 방문한 KB국민은행 1호 무인점포인 서울교대 디지털셀프점엔 STM·ATM 2대씩 설치돼 간편 뱅킹업무가 가능했다. 상주하는 매니저가 디지털기기 이용을 돕고 인근 지점으로의 상담 예약을 돕는 시스템이다. /제공 = KB국민은행
29일 오전 한 차례 출근하는 직장인들로 잠깐 붐볐다가 등교하는 대학생들이 눈에 띄기 시작한 서울교대 앞 사거리. 오래된 낮은 상가 건물과 높게 지어진 신축 빌딩들 사이 대로변에 갓 만들어진 빤빤한 KB국민은행 디지털셀프점 간판이 눈에 띄었다. 커다란 통유리창에는 ‘우리 지점은 고객님의 업무처리를 지원하는 스마트매니저가 근무하는 셀프서비스 점포입니다’라는 안내 메시지가 붙었다.

지점 안으로 들어서니 시멘트 질감을 그대로 노출시킨 벽과 KB국민은행 색상인 노란색 포인트의 철제 인테리어가 ‘디지털KB’ 전광판을 감싸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 은행 관계자는 “인테리어 디자인도 젊은 층을 겨냥한 인더스트리얼 콘셉트로 기존 건물을 재생한다는 의미”라며 “기존 은행 영업점과는 달리 천장 등의 노출을 그대로 보여주는 스틸 느낌의 디자인 요소를 부각시켰다”고 설명했다.

지난 28일 문을 연 디지털셀프점은 모든 업무가 디지털기기를 통해서 이뤄지는 KB국민은행의 첫 무인점포다. 디지털기기가 익숙한 젊은 층을 겨냥해 서울교대 캠퍼스 바로 앞에 위치했다. 통장이나 카드 없이 정맥인증만으로 금융거래가 가능한 STM(Smart Teller Machine)과 현금 자동입출금기(ATM)가 2대씩 설치됐고 한쪽엔 고객들이 쉴 수 있도록 소파 등이 놓여 있는 게 전부다. 영업점을 총괄·관리하는 점장도 없다. 대신 매니저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근무하며 디지털기기 이용 방법을 안내하고 고객이 원하면 인근 지점에 상담 예약을 잡아준다. 영업점 현장 근무 경력을 보유한 희망퇴직 인력을 재고용해 금융에 대한 전문성도 갖췄다. 매니저가 퇴근한 후에도 오후 11시30분까지 디지털 기기들을 이용할 수 있다.

오픈 첫 날에만 50~60명의 고객들이 찾았다. 이 중 20~30명 정도만 금융거래를 이용했고, 나머지 고객들은 잠시 들러 휴식을 취하며 머물다 갔다는 후문이다. 그동안 은행이 줬던 딱딱한 이미지를 벗고 고객에게 친숙한 느낌을 줘 은행 문턱을 넘기 쉽도록 고민한 흔적이 역력했다. 이 지점 매니저는 “바쁜 현대인의 특성을 반영해 간단한 금융거래는 스마트기기를 이용하도록 꾸며진 지점이라 고객 회전율이 높은 편”이라며 “주 방문객들은 대학 캠퍼스 앞이다 보니 대학생들은 물론 법원과 법률사무소 등도 있어 전문직에 종사하는 젊은 직장인들이 대다수”라고 말했다.
교대 앞 디지털셀프점은 파트너십그룹(PG) 영업체계를 고도화한 ‘PG 2.0’ 채널 전략 일환으로 개점됐다. 같은 날 오픈한 1~4층짜리 건물을 통째로 사용하는 서초동종합금융센터도 KB국민은행의 또 다른 실험이다. 2016년부터 운영된 KB국민은행의 PG는 일정 지역의 6~7개 지점을 묶어 거점지점을 중심으로 영업하는 공동영업 체계다.

서초동종합금융센터대기중
같은날 KB국민은행 서초동종합금융센터 1층 카페형 대기공간에서는 차를 마시며 영업창구 순번을 기다리는 고객의 모습이 보인다. /제공 = KB국민은행
서초동종합금융센터 1층은 STM·ATM·동전교환기 등으로 이뤄진 디지털존과 카페가 입점한 영업창구로 이뤄졌다. 영업창구 순번을 기다리는 동안 소파에 앉아 커피와 차를 마시며 문화공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근처 아파트 주민 중에는 커피만 마시고 가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고객들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한 전략이다. 고객은 1층의 카페형 대기공간에서 단순 창구업무를 처리하고, 대출 등의 금융상담이 필요할 경우 2층 상담전용창구에서 상담받을 수 있도록 했다. 센터 3층에는 프라이빗뱅커(PB)센터와 증권업무를 볼 수 있는 복합점포가 들어섰다. 4층은 금융 세미나와 문화 관련 콘텐츠를 제공하는 스타라운지, 세무·부동산 등 전문적인 금융상담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산관리자문센터가 자리했다. 화상전화를 통해 다른 지점의 전문가들에게 자산관리 상담도 받을 수 있다.

KB국민은행의 이 같은 실험은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연초 김포운양점을 무서류·무현금 기반 디지털금융 점포로 문을 연 뒤 이를 다양하게 변형시키는 중이다. 서초PG 중에서도 남부터미널지점을 조만간 현금거래 없는 디지털점포로 전환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PG 2.0 영업체계는 확장된 금융서비스 제공과 디지털 기반 하이 터치를 통해 고객중심 가치를 실현할 것”이라며 “일정기간 시범운영 후 다른 파트너십 그룹에도 PG 2.0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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