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1500만대 이상 누적판매…국내선 판매량 저조
르노삼성 저수익 모델 정리하고 포트폴리오 재편 나설 듯
"아직 확정된 것 없다"
1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4세대 클리오를 현재 재고가 소진될 때까지만 판매하고, 최근 유럽에 출시된 신형 5세대는 국내에 들여오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결정에는 클리오의 저조한 국내 판매량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클리오는 전세계적으로 이미 1500만대 이상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한 베스트셀링 모델로, 특히 유럽에서는 ‘해치백의 교과서’로 불리며 ‘올해의 차’ 등을 수상한 바 있다. 하지만 ‘해치백의 무덤’으로 불리는 국내 시장에서는 유독 빛을 보지 못했다.
클리오는 소형 해치백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주행능력과 20㎞/ℓ에 달하는 실연비를 내세워 내수시장을 공략했고, 지난해 5월 국내 공식 출시와 함께 첫달 756대가 팔려나가며 큰 기대를 모은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최대 월 판매량을 경신하지 못한채 판매량이 계속 하락했고, 특히 지난 4월에는 61대라는 굴욕적인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에 르노삼성이 재고 소진을 위해 최대 350만원의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고육지책을 내놨다. 이에 클리오는 지난달 558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재고를 대부분 소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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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은 지난달 내수시장에서 7817대를 판매하며 국내 판매량 3위 자리를 탈환했지만, 그 중 약 52%에 해당하는 4048대가 QM6로 제품 편중화가 심화되고 있다. SM6가 979대로 그 뒤를 이었지만, 사실상 QM6를 제외한 나머지 모델들은 현대·기아차 및 수입차에 밀려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에 르노삼성은 클리오 수입 중단 뿐 아니라 SM3·SM5·SM7 등도 단종시킬 계획이다. 부산공장에서는 SM3·SM5·SM7 생산을 이미 중단했고, 현재 재고 소진에만 집중하고 있는 상태다. 르노삼성은 당분간 QM6·SM6·마스터·트위지만 유지하고, 내년 상반기 크로스오버차량(CUV) XM3와 소형 SUV QM3 풀체인지 모델을 추가해 포트폴리오를 대대적으로 재편해 나갈 전망이다.
이로 인해 르노그룹 내에서 부산공장의 역할은 더욱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해 부산공장 생산량의 약 절반을 차지했던 ‘닛산 로그’의 위탁생산이 지난달로 종료됐고, 새로운 수출물량을 아직까지 배정받지 못한 상황에서 기존 모델을 청산하는 구조다 보니 그룹 내 부산공장 입지의 추가적인 축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다만 르노삼성 측은 클리오 판매 중단 등과 관련해 아직까지 확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클리오 판매 중단과 관련해서는 언급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며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