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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관리 필요한 염증성 장질환…심하면 우울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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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영 의학전문기자

승인 : 2019. 06. 20. 11:08

장점막 면역세포가 장점막 외부물질로 오인 공격
2030 젊은연령 발병 … 심리·정신적 관리 필요해
복통(자료사진=고대병원)
염증성 장질환은 장 내부에 비정상적인 염증이 반복되는 만성질환이다. 궤양성 대장염과 트론병이 대표적이다.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국내 염증성 장질환자도 증가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7년 염증성 장질환자는 궤양성대장염 4만명, 크론병 2만명 등 6만명에 달한다.

◇ 장점막 면역세포가 장점막 공격

염증성 장질환은 신체 면역체계가 장 점막을 외부 물질이라고 오인하고 공격하면서 발생한다. 장 점막의 면역세포가 장내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외부 인자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활성화돼 장 점막을 공격하는 것이다. 유전적으로 장 염증에 취약한 사람에게 가공식품·흡연·항생제 등 환경적 요인이 더해져 발병한 것으로 추정된다.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점막에 궤양이 다발적으로 생겨 대장점막이 충혈되면서 붓고 출혈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염증이 몇 군에 떨어져 있지 않고 이어져 있는 것이 특징이며 대장에만 발생한다. 어두운 색의 출혈·점액 등이 변에 섞여 나오거나 심하면 하루 수십 회 설사와 복통을 보인다.
증상이 비슷한 과민성 장증후군·감염성 장염·치질 등으로 오인해 발견이 늦어질 수도 있다. 이런 증상이 4주 넘게 이어지면서 호전과 재발을 반복한다면 염증성 장질환을 의심하고 대장내시경 등의 검사로 확인해야 한다.

크론병은 대장에서 발생하는 궤양성 대장염과 달리 입부터 항문까지 소화기관의 어느 부분에서도 생길 수 있다. 소장·대장 혹은 양측 모두에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병변은 띄엄띄엄 있다.

◇젊은 나이 발병 … 평생 관리해야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염증성 장질환은 15~35세에 진단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젊은 나이에 발병해 평생 증상을 조절·관리해야 하기에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조기 발견해서 합병증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진윤태 고려대안암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은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평생 관리하는 병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염증성 장질환은 증상이 사라졌다고 완치된 것은 아니다. 일시적으로 증상이 없는 상태일 경우가 많고 과로·과식·감기·스트레스 등 가벼운 자극에도 재발하기 쉽기 때문이다. 급격히 증상이 악화돼 심한 설사와 출혈은 물론 장 마비를 일으키거나 장 천공이 생기기도 한다. 대부분 약물로 치료하지만 대량출혈이 지속되거나 대장 천공으로 복막염이 된 경우에는 수술로 대장의 전부 혹은 일부를 절제한다.

이창균 경희대병원 염증성장질환센터 교수는 “대장내시경을 50대 이후 대장암 검진으로 하는 검사로 생각해 젊은 사람들이 필요한 데도 간과하고 지나치는 경향이 있다”며 “나이나 성별을 떠나 설사나 복통이 4주 이상 지속되거나 혈변이 보일 때는 전문의의 진단을 받고 대장내시경 검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염증성 장질환…우울·불안 위험↑

염증성 장질환은 만성화하면서 우울이나 불안장애 발병률을 높이기도 한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천재영 교수와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주성 교수 연구팀이 2010~2013년 염증성 장질환자 1만5569명과 대조군 4만6707명을 비교 분석한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불안과 우울장애 위험:국가 인구기반 연구’에 따르면 염증성 장질환을 진단 받은 후 6년간 불안 및 우울장애 발병률은 각각 12.2%, 8.0%였다. 염증성 장질환이 없는 대조군의 발병률은 불안장애 8.7%, 우울장애 3.7%였다. 염증성 장질환이 있을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불안장애 약 1.6배, 우울장애는 약 2배 위험도가 높다는 것이 연구팀 설명이다.

천 교수는 “이는 염증성 장질환 자체가 불안이나 우울 증상을 직접 유발할 수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 준다”며 “20~30대가 많은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비슷한 연령대에 비해 불안 및 우울 장애 위험이 2배 높다는 결과에 주목해야 한다. 염증성 장질환 진단 초기에 불안, 우울 장애의 위험이 가장 높기 때문에 진단 시점부터 심리·정신적인 관리가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시영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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