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인버그 전 부장관은 이날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아산정책연구원 주최 ‘아산플래넘 2019’에서 “북한과 어떤 합의를 하든 동북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특히 스타인버그 전 부장관은 “남북 간 긴장 완화가 중요하지만 한·미 간 안보관계가 이 지역에서의 안정화 역할을 하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며 “이를 유지하려면 (한·미 간) 군사적 신뢰성이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북한 비핵화 해법과 관련해 스타인버그 전 부장관은 “하룻밤 안에 얻어지는 문제가 아님을 인지하고 좀 더 반복적인 단계를 만들어서 진척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북한 문제는 주요 주변국 간 이해관계가 정립되지 않은 다차원적인 이슈”라고 진단했다.
스타인버그 전 부장관은 “한·일 관계가 심각한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사실에 큰 슬픔을 느낀다”며 한·미·일 3각 공조를 위해 한·일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을 촉진하기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노력이 어려움에 처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수미 테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한국 정부의 중재자·촉진자 역할이 이론적으론 가능할 수 있으나 현실은 굉장히 어렵다”며 “문 대통령이 실질적 진전을 보이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테리 선임연구원은 문 대통령이 제안한 4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정상회담이 열리더라도 한국이 북한에 줄 수 있는 게 없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다시 협상으로 돌아오라는 수준일 것이기 때문에 북한이 별로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테리 선임연구원은 “김 위원장은 하노이 정상회담 때 적어도 ‘중간딜’은 있지 않을까 기대했던 것 같다”며 “회담 결렬로 북·미 양측이 이미 체면을 잃었기 때문에 문 대통령이 한 테이블로 불러 ‘스몰딜’이라도 이뤄내는 것은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주한 미국대사 대리를 지낸 마크 내퍼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 대행은 한·미 간 대북정책 엇박자설을 일축했다.
내퍼 대행은 “백악관과 청와대, 국무부와 외교부, 국방부 간 긴밀한 교류가 매일 이뤄진다”며 “대북정책과 관련해 매일 조율하고 있으며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를 해야만 제재를 완화할 수 있다고 한·미 정상이 분명히 합의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