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투데이·알앤써치 정기 여론조사]
약산 김원봉 선생 '독립유공자 서훈' 관련 국민 인식 조사
찬성 39.5%, 반대 39.2%로 찬반 팽팽
월북 탓에 보수·진보 견해차 뚜렷
아시아투데이 남라다 기자 = 북한 최고위직을 지낸 약산 김원봉 선생의 독립유공자 서훈 수여에 대해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투데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소장 김미현)에 의뢰해 실시한 4월 1주차 정기 주간여론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 39.5%는 김원봉 선생의 독립유공자 서훈 수여에 대해 찬성했고, 39.2%는 반대했다. 찬성과 반대 의견은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0%p) 안에서 팽팽하게 맞섰다. '잘모르겠다'고 의견을 유보한 응답자는 21.3%였다.
아시아투데이와 알앤써치가 함께 실시한 4월 1주차 정기여론조사 결과/그래픽=아시아투데이 |
특히 김 선생이 광복 이후 월북해 북한 고위직을 지냈다는 점에서 정치성향에 따라 의견이 크게 갈렸다. 정치성향별로 보면 보수층의 절반 이상인 56.9%, 중도보수층의 49.6%는 그를 독립유공자로 지정하는 것에 반대했고 진보층의 52.4%, 중도진보층의 51.3%는 찬성 입장을 밝혔다.
연령별로는 만 19살 이상 20대·30대·40대에서 찬성 의견이 40% 이상으로 높았다. 특히 진보 지지층이 많은 40대에서는 49.4%로 절반에 가까웠다. 하지만 보수 지지층이 많은 50대·60대 이상에서는 반대 의견이 40%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
지역에 따라서도 견해 차가 뚜렷했다. 특히 보수 지지층이 많은 대구·경북(TK)에서는 반대 의견이 52.5%로 과반을 넘었다. 하지만 찬성은 31.4%였다. TK의 찬성과 반대 간 격차는 10.7%p로 전국에서 가장 컸다. 보수 지지세가 큰 부산·울산·경남(PK), 강원·제주에서도 반대 의견이 각각 40.1%, 37.8%로 높았다.
반면 서울과 진보 지지층이 많은 전남·광주·전북에서는 찬성 여론(39.4%)이 반대(29.4%)보다 더 높았다. 경기·인천에서는 찬성(43.2%)과 반대(41.5%) 의견이 오차범위 안에서 팽팽했다.
이에 대해 김미현 알앤써치 소장은 "김원봉 선생의 국립유공자 서훈에 대해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린 것은 국민들도 쉽게 판단이 서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특히 진보·보수진영간 대립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돼 정부도 서훈을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김원봉 선생은 일제강점기 때 무장 저항을 이끈 의열단장과 광복군 부사령관 등을 역임해 독립운동을 주도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광복 이후 월북해 고위직을 지냈다는 점이 현행 국가보훈처 보훈 규정에 맞지 않아 독립유공자로 지정되지 못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9~31일 사흘간 전국 만 19살 이상 성인 남녀 1055명(가중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전화 자동응답(RDD) 방식으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6.5%%이며 표본은 2018년 10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기준에 따른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 값 부여(셀가중)로 추출했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알앤써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