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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中 공략법 다시 짜야… “급변하는 시장·정책 반영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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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 기자

승인 : 2019. 03. 14. 06:00

中 경제성장률 급락 따른 대응 미비
현지정부의 정책변화 모니터링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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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국내 대표 기업들의 중국 사업전선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현지 공장 가동을 잇따라 줄이고 그와중에 롯데·CJ 등 유통 기업들까지 철수를 선언하는 행보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성장률이 경착륙 중이라 시장 규모가 빠르게 축소되고 있을 뿐 아니라 현지 정책도 급변하고 있어 진출 기업들이 사업계획을 전면적으로 새로 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실패의 이유 “中 시장·정책 변화 못 따라갔다”

진출 기업들의 현지사업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중국 경제성장률 급락에 따른 여파와 자국산업 우선정책, 트렌드에 뒤처진 경쟁력 약화가 꼽힌다.

최근 중국설비 구조조정에 나선 현대·기아차는 과거 폭발적인 성장 전망만 따져 생산설비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렸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박사는 “현대·기아차는 중국 전체에 270만 대의 생산설비를 지었는데 지난해 115만 대 팔았다”며 “현대차가 전망을 잘못한 것이고, 지어는 놨는데 장기적으로 소화하기 힘들 것 같으니 이제 줄여나가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연 8%를 상회하던 중국 경제성장률은 2013년 7.8%로 하락한 이후 2015년 6.9%로 급락했고 지난해 6.6% 수준까지 하락했다. 올해 성장률은 6.0~6.5%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비관세장벽 등 자국 산업우선주의도 우리 기업의 진출을 막고 있다.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중국 현지에 전초기지를 지어놨지만 현지 공급을 거의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정부가 자국 배터리 기업에만 보조금을 주고 있어서다.

특히 개방 수위를 높이면서 가팔라진 현지의 디지털화 수준을 미처 우리 기업들이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래차 드라이브로 중국은 세계 유수 완성차 업체의 각축장이 되며 더 치열한 경쟁 양상을 띠고 있고 중국의 앞선 전자상거래 및 결제시스템은 우리 기업들이 따라가기 힘들다는 점이 문제로 지목된다.

◇ 급변하는 中경제… 전략 다시 짜고 협업으로 경쟁력 쌓아야

전문가들은 돌파 해법으로 중국시장의 성장속도와 현지정부의 정책 변화를 다시 모니터링하고 전략도 새로 짜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윤경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실장은 “중국시장 성장률이 급격히 저하되고 있어 과거 기대했던 것만큼 성장속도를 내지 못하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며 “내부적으로 경제정책을 갈아타고 있는 중이라 이를 잘 살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현재 진행 중인 미·중 무역협정에 따른 시장 개방도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심윤섭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개방효과로 새로운 사업 기회가 열리지만, 더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만큼 자체 경쟁력을 높이고 중국과 협력하는 방안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협업과 합작의 중요성도 강조된다. 경쟁력 확보와 관련해 이항구 박사는 “미래차의 핵심인 전장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자만하지 말고 더 많은 기업과 손잡고 협업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중국 현지기업과의 협업이나 합작은 중국정부 견제를 피하고 배타적 소비심리를 피하는 데 효과적이다. 최근 삼성전자 중국총괄 부사장이 현지서 열린 갤럭시 S10 출시행사에서 중국 전통의상을 입고 발표를 진행하며 “중국삼성은 중국기업”이라며 친중 행보를 보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의 자국우선주의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경연 김 실장은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이나 반도체 굴기 등은 국가가 주도하기 때문에 영향력이나 파급효과가 개별 기업 대응으로는 감내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미국 화웨이 대응 사례처럼 우리 역시 정부가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중국의 무인상점이나 알리페이 등은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확산 속도가 엄청난 데 반해, 우리는 인터넷 은행 도입도 매우 늦었다”며 “규제로 가득찬 국내 상황에 맞추면 중국의 추세를 따라가기 어렵기 때문에 정부가 규제개혁과 혁신성장 등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내부 토대부터 마련해줘야 한다”고 분석했다.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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