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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은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1-1로 비긴 뒤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 8강에 올랐다.
베트남은 자국에서 열린 2007년 대회에서 8강에 올랐지만 토너먼트 첫 번째 경기 이라크전에서 패했다. 12년 만에 다시 아시안컵에 출전한 베트남은 우여곡절 끝에 진출한 ‘녹아웃 스테이지’에서 첫 승리를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스즈키컵 우승으로 베트남이 동남아시아 축구 정상에 올랐지만, 박 감독은 동북·중앙아시아는 물론 중동과도 아직 실력 차가 크다는 점을 인식하며 조심스럽게 아시안컵 준비에 나섰다.
조별리그에서 2패 뒤 1승을 거뒀다. 6개조 3위 4개팀까지 진출하는 16강 토너먼트에서 경고 갯수까지 따지는 ‘페어플레이 점수’로 겨우 막차를 탔다
그러나 8강의 길목에서 만난 요르단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베트남(100위)보다 뒤지는 109위지만 A조 예선에서 ‘디펜딩 챔피언’ 호주를 무너뜨린 상당한 전력의 팀이었다. 전문가들과 해외 언론들도 약체 베트남의 승리를 예상하는 곳은 별로 없었다.
베트남은 철저하게 요르단을 분석하고 상대의 약점을 공략했다. 박항서 감독이 경기 후 “요르단이 측면과 롱패스를 활용한 공격이 많다. 이를 봉쇄하는데 중점을 뒀다. 또한 동점골 장면에서도 나왔듯이 측면을 공략한 점이 적중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석은 ‘베트남은 한 수 아래’라는 겸손에서 나왔다. 박 감독은 절대 자만하지 않았다. 상대를 인정하고 스스로의 실력을 받아들여 매 경기 단점을 보완하고 약점을 집요하게 공략했다. 박 감독은 이를 ‘실리축구’라고 표현했다. 베트남은 경기 초반 25분 동안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고 이후에는 무리하게 압박하지 않으면서 체력을 아꼈다. 후반에는 공 점유율을 높게 가져가면서 상대의 체력을 저하시켰다.
박항서 감독과 선수들은 중동 팀들을 연속으로 만나면서 어떻게 경기를 운영하고 플레이를 해야 하는지 몸으로 익히고 있다. 베트남 대표팀은 평균 연령이 23.7세로 이번에 출전한 24팀 중 가장 어리다. 경기를 치르면 치를수록 계속 성장하는 어린 선수들에 박 감독의 경험이 더해져 큰 경기에서도 밀리지 않는 ‘동남아 강호’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