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 484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도 52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에 삼성전자는 전거래일 대비 1.7% 내린 3만8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기관은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담으며 51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처럼 외국인과 기관이 투심이 엇갈린 것은 삼성전자의 반등 시점을 예상하는 시각이 서로 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이 순매도에 나선것은 지난 4분기 부진한 실적에 이어 올해에도 반도체 업황 둔화가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는 매출액 59조원, 영업이익 10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7%나 감소했다. 분기 영업이익이 14조원을 밑돈 것은 지난 2017년 1분기 이후 7분기 만이다. 올해 1분기에도 디램이 비수기에 진입하는 만큼 가격 하락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증권사들도 실적 부진의 주요인인 반도체 업황 둔화세가 더 이어질 것이라며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5만4000원에서 5만원으로 하향 조정했고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각각 4만5000원과 4만6000원으로 목표주가를 낮춰잡았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는 비수기 구간으로 그에 따른 수요 부진과 가격 하락이 동반돼 삼성전자의 실적은 매출액 전년 대비 7.4% 감소한 56조1000억원, 영업이익은 39.8% 줄어든 9조4000억원으로 부진할 것”이라며 “결국 낮아진 메모리 가격으로 인한 수요 회복은 성수기에 진입하는 하반기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연기금 등 기관은 삼성전자가 4분기 어닝쇼크에도 불구하고 실적 눈높이가 낮아진 만큼 저점매수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4분기 부진으로 올해 실적 추정치도 낮아져 바닥을 확인하는 시그널이란 인식과 아직 부진한 실적이 주가에 다 반영되지 않았다는 의견이 분분하다”며 “기관의 경우 그 시점이 지금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고 외국인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인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