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KT&G 사장교체 개입 의혹과 적자국채 발행 압력 등을 폭로한 뒤 3일 유서를 남기고 잠적했던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32)이 서울 관악구 한 모텔에서 발견된 소동과 관련해 신 전 사무관의 부모가 사과의 뜻을 전했다.
신 전 사무관의 부모는 이날 사과문을 통해 "아들이 극단적 선택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과 정부 관계자 여러분, 그리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을 포함한 주변에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한다"며 "재민이를 무사하게 돌려주신 경찰 소방당국에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신 전 사무관의 부모는 "심성이 여린 재민이는 본인의 의도와 상관없이 주위에 폐를 끼친 점을 많이 괴로워했다"라며 "본인이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용기를 내 나선 일이 생각보다 너무 커져 버리기도 했고, 스트레스가 심각해서 잘못된 선택을 하려 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부디 국민 여러분이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라며 "이후 필요한 모든 조사 절차에 성실히 임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신 전 사무관은 이날 오전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문자를 남긴 뒤 사라졌다가 낮 12시 40분께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모텔에서 발견됐다.
소방 관계자는 "발견 당시 신 전 사무관의 목에는 줄에 졸린 듯한 찰과상이 있었고, 그 옆에는 헤어 드라이어기가 놓여 있었다"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곧바로 그를 구급차에 태워서 인근 동작구 보라매병원 응급실로 후송했다.
한편 최근 신 전 사무관은 공무상비밀누설과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당했다. 신 전 사무관은 지난 2일 유튜브 생방송을 진행하면서 심적 부담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는 일련의 사안을 폭로한 뒤 극심한 심리적 압박감을 견디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