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은 내년 보장성 보험 확대 등 자산관리에 특히 주력할 전망이다. 2022년 시행 예정인 새 회계기준(IFRS17)과 새 지급여력제도(K-ICS·킥스)에 대비한 자본확충이 필요해서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업황에 보험사들은 기해년 경영 키워드로 ‘영업 및 자산건전성 강화’를 꼽는다. 또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디지털 혁신’과 해외 사업 확대 등 새로운 시장 개척을 주목한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은 내년도 경영전략을 선제적으로 준비하기 위해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 조직개편과 인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주요 보험사들은 앞서 단행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조직개편 키워드는 영업경쟁력과 고객지원 강화다. 삼성생명은 3개 본부 체제에서 FC영업본부와 전략영업본부 2개 본부로 개편했다. 기존 고객지원팀은 고객지원실로 격상했다. 삼성생명의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6.2% 증가한 1조7256억원을 기록했지만, 삼성전자 보유 지분 매각에 따른 일회성 요인(7824억원)이 반영됐다. 삼성생명 한 관계자는 “어려울수록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내년 소비자보호와 영업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개인영업본부 내에 특화사업부를 신설했다. 영업 지원 및 채널 관리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삼성화재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0.1% 감소한 9027억원을 기록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 1위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도 어려운 영업환경으로 수익성 개선을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화생명은 대대적인 혁신보다 기존 해외 사업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가 해외총괄 등 첫 주요 보직을 맡으며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 이와 관련해 3세 경영 준비가 본격화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 및 새로운 가치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업무 전문성과 역량을 고려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한화생명은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38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7% 감소했다.
내년 하반기 상장을 추진 중인 교보생명은 ‘디지털 혁신 등 새로운 사업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려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도약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교보생명은 인슈어테크 기업 디레몬과 함께 보험금 자동청구시스템을 도입한 바 있다. 교보생명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5142억원으로, 1년 전보다 6.5% 감소했다.
곧 조직개편을 진행할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의 내년 경영 키워드도 유사할 전망이다. 업계 전반적으로는 중장기 재무구조를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IFRS17은 부채 평가기준이 원가가 아닌 ‘시장가격’으로 책정되므로 ‘부실 보험사’가 되지 않으려면 더 많은 자본을 쌓아야 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각 보험사마다 중장기 순익 기반 확대를 위해 해외채권, 대체투자 등 고수익 자산의 투자를 확대해 자산운용 수익률을 높여 나갈 전망”이라며 “또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디지털 혁신’과 관련 상품 개발 및 ‘수익성 중심’의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