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외부 개방 '동참'...인프라 개발 착수
신한, 플랫폼 고도화 나서
은행이 입·출금 이체, 거래내역 등의 정보를 개방하면 이를 핀테크 기업이 활용해 금융시스템과 상품 등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인 만큼 은행들의 관심도가 매우 높다.
강력한 플랫폼을 쥐고 있는 구글·아마존·네이버·카카오 등 ICT 기업들과 핀테크 업체들의 금융시장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견제보다는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가겠다는 복안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오픈 API 시스템 확대 구축을 위한 업체 선정에 나섰다.
기존 API 플랫폼은 그룹 계열사 간 정보를 공유하는 ‘내부용’이었다면, 이번 시스템 확대는 외부 핀테크 기업들과의 제휴를 위한 것이다. 본격적으로 오픈API 서비스를 외부로 확장하고 비즈니스 모델 구축 방향을 설정한다는 계획이다.
KB국민은행 측은 “이체, 비대면 계좌개설, 적금·대출 등 금융 API를 개발해 이를 외부업체가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확대하기 위한 작업”이라며 “ICT기업과 핀테크 스타트업들과의 연계를 통해 ‘KB 생태계’를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7월 그룹 오픈API 플랫폼을 구축한 신한은행은 고도화 작업에 착수한다. 기존 API에 협력업체 고객이 더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기능을 보강한 비즈 포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권의 이같은 추세는 올해 들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지난 2월 API 공개를 시작한 KEB하나은행은 현재 40여개 API를 제공하고 있으며, 계속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온라인 플랫폼 ‘핀카’에서 자동차대출인 ‘원큐(1Q) 오토론’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오픈한 바 있다. 향후 오픈플랫폼을 통해 사이버환전·금융정보조회·영업점 찾기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권 IT 선두주자인 NH농협은행은 오픈 API가 100개를 돌파, 119개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농협은행은 이를 기반으로 간편결제·P2P금융·크라우드펀딩·자산관리 등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 영역에서 오픈플랫폼을 통해 지난해 한해동안 150만 건이 넘는 거래량을 처리했다. 아울러 현재까지 20개가 넘는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관련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간편 송금 스타트업인 ‘토스’ 를 비롯해 다양한 경쟁력 있는 핀테크 기업들이 금융시장에 진출하고 있다”며 “지난 2~3년간 100개가 넘는 모바일앱을 개발했지만 특별한 성과를 못 보인 은행들의 입장에서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외부 업체들과의 제휴를 통해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고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이득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 은행들은 금융결제원이 운영하는 ‘은행권 공동 오픈 플랫폼 서비스’에도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