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달리 음주운전에 대한 판결이 너무 관대해서 ‘이게 재판이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부(한정훈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백모(37) 변호사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 대신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백 씨는 3번이나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됐다.
백 씨는 지난 14일 음주운전으로 단속됐다. 2007년 10월 벌금 150만원, 2016년 2월에는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상습적으로 음주운전을 했음에도 법원은 가해 차량이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고, 백씨가 잘못을 뉘우치고 있고, 피해가 비교적 경미하다는 점 등을 고려해 판결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당 판사와 변호사만 이해할 수 있는 형량이라는 지적이 많다.
음주사고는 지난해 2만여건이었다. 음주운전은 재범률이 44.7%이고 3회 이상 재범률도 20%나 된다. 마약 범죄 재범률 32.3%보다 높다. 26일에는 전역을 앞둔 군인이 음주운전 차량에 탔다가 숨졌다. 23일에는 김종천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됐고, 지난달 31일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도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됐다. 이 의원은 ‘윤창호법’ 공동 발의자다.
이번 판결은 해당 판사가 음주운전의 심각성을 몰라서 나왔다고밖에는 할 말이 없다. 상습 음주운전은 가중처벌을 해야 하는 데도 잘못을 뉘우친다는 이유로 징역형을 벌금형으로 낮춘 것은 사법 정의에 대한 국민의 기대에 부합하지 않는다. 대통령까지 나서 음주운전을 엄벌토록 하라는 판에 3번째 음주운전을 벌금형으로 감형하는 것은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키우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