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길 매장은 오프라인 사업 확대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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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슈피겐 본사에서 아시아투데이와 만난 국봉환 슈피겐코리아 국내사업본부장은 “직원들이 디자인에 스토리텔링을 더할 수 있도록 훈련하고 있다. 제품을 단순히 예쁘게 만드는 것보다 소비자들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슈피겐 ‘클래식원 케이스’와 ‘클래식C1’은 스토리를 담아낸 디자인의 대표적인 사례다. ‘아이폰X’용 클래식원 케이스는 2007년 출시된 애플의 2G 아이폰 디자인을 모티브로 했다. 10년 전 애플의 오리지널 2G 아이폰을 기억하는 이들은 물론 10~20대의 ‘뉴트로 감성’까지 저격한 인기 제품이 됐다. 클래식C1은 애플의 초창기 컴퓨터 ‘아이맥G3’ 모니터를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슈피겐의 시도는 최근 트렌드인 뉴트로 디자인과도 일맥상통한다. 뉴트로란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로, 중장년층에겐 추억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1030세대에겐 독특한 디자인으로 인기를 끈다는 의미다. 국 본부장은 “애플의 초기 스마트폰과 PC 디자인을 케이스로 표현해 높은 판매량을 올리고 있다”고 했다.
이달초 가로수길에 문을 연 슈피겐 매장은 오프라인 사업 확대를 위한 전초기지다. 슈피겐은 선정릉 본사 지하 2층과 영등포에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기업간거래(B2B) 고객을 겨냥한 곳이었다. 국 본부장은 “매장을 찾는 고객들의 동선이나 제품 배치에 따른 판매량 변화 등 다양한 데이터를 살펴보고 매장운영 노하우를 익힐 것”이라며 “11월 1일 오픈 후 정확히 나흘 만에 방문자 수가 1만명을 돌파했다”고 했다.
슈피겐은 그동안 오프라인보단 온라인 판매에 강했다. 미국 아마존에선 상위 열손가락 안에 드는 판매자(셀러)다. 물론 순위는 수시로 변하지만 아마존에서 10위권 안에 들기는 대기업도 하기 힘든 일이다.
국내 대표 스마트폰 케이스 기업의 고민은 뭘까. 사실 스마트폰 케이스 시장에서 디자인 베끼기는 만연해있다. 신제품을 출시하면 곧장 지하철 역사 등에 슈피겐 로고만 넣지 않은 카피 제품이 깔렸을 정도다. 국 본부장은 “직원들이 신청하면 매주 화요일마다 특허 관련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운영 중”이라며 “베끼기 정도가 심각하다면 소송도 불사하고 있다”고 했다.
슈피겐코리아의 변신은 계속될 전망이다. 국 본부장은 “스마트폰 케이스 외에도 충전기, 휴대전화 배터리, 넥밴드형 이어폰, 텀블러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며 “국내의 경우 케이스 제품과 일반(회로) 제품의 비중이 6대 4였다면, 지난해엔 5대 5 수준으로 올라왔다”고 귀띔했다. 그는 또 “내년엔 드라마 등 더 많은 곳에서 슈피겐코리아를 만날 수 있다”며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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