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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산케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본 최대의 연예기획사 ‘쟈니스 엔터테인먼트’(이하 쟈니스)는 지난 5일 신인 남성 아이돌 그룹 식스톤스(SixTONES)의 뮤직 비디오(MV)를 유튜브에 공개했다. 인터넷을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잘 알려진 쟈니스가 방침을 전환해 인터넷 상에서의 노출을 늘리고 있는 것은 젊은층을 공략하기 위한 차원이다.
실제 폐쇄적이기로 유명한 쟈니스가 인터넷을 통해 소속 그룹의 MV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쟈니스는 오랫동안 인터넷에서 소속 연예인의 영상은 물론 사진조차 무단으로 나돌지 못하도록 엄격히 규제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브랜드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우려해 인터넷으로의 노출을 일체 하지 않은 것.
쟈니스는 소속 연예인이 참석하는 기자회견의 사진을 뉴스 등에서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왔다. 이 때문에 쟈니스 소속 연예인 이외의 연예인들은 기자회견에서 따로 사진촬영 시간을 가져야 했다. 또한 소속 연예인이 잡지의 표지를 장식해도 인터넷에 노출되지 않도록 초상권을 엄격히 규제해왔다.
이처럼 인터넷을 기피하는 ‘아날로그’ 쟈니스가 올들어 탈피에 나선 것이다. 고집하던 엄격한 초상권 규제에서 벗어나 일부 인터넷 뉴스에 소속 연예인의 사진을 촬영해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아이돌 팬들이 많이 모여있는 SNS를 겨냥해서는 트위터 계정을 처음으로 만들어 팬들과의 소통에 나섰다. 쟈니스의 인터넷 노출 증가와 관련해 홍보 담당자는 “전세계 사람들이 볼 기회를 의식하고 있다. 흥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면 해외 진출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쟈니스가 전략을 바꾼 데에는 K-POP의 영향이 크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K-POP은 일본에 비해 비교적 초상권 규제가 엄격하지 않고 융통성 있어 팬들이 인터넷과 SNS에 사진·MV 등을 올려 홍보는 물론 지명도 역시 올라갔다는 것. 인터넷·SNS를 통한 노출과 홍보가 한국의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이 지난 5월 미국 빌보드 차트 1위를 차지한 구심력이 됐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쟈니스는 한국에도 잘 알려진 국민그룹 SMAP나 아라시 등을 키워낸 거대 연예기획사. 이 같은 일본의 거대 연예기획사가 폐쇄적인 기조에서 벗어나 K-POP 벤치마킹에 나선 것은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쟈니스가 유튜브에 올린 MV를 보면 식스톤스의 노래 제목과 멤버의 이름이 한글로 번역돼 일본어와 함께 적혀 있다. K-POP 벤치마킹을 넘어 K-POP 팬들까지 데려오겠다는 속내가 읽힌다.
조부대학 다나카 히데토미 비즈니스정보학과 교수는 “최근 일본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변신을 꾀하고 있는 것은 인터넷과 SNS를 통해 해외에서 K-POP이 융성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를 위기로 느끼는 이상 K-POP 벤치마킹은 하나의 흐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