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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명품의류 판치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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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은 기자

승인 : 2018. 11. 05. 06:00

인스타그램 모객→스마트스토어 결제로 단속망 피해
네이버 "강력 대응" 으름장에도 '기는 단속, 나는 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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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로피아나 디자인 코트를 판매하는 네이버 블로그/사진=박지은 기자 @jI0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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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판매되고 있는 명품의류 모조품 이미지들/사진=박지은 기자 @Ji00516
네이버의 블로그형 원스톱 쇼핑몰 솔루션 ‘스마트스토어’가 짝퉁 명품의류 유통채널의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네이버가 강력한 모조품 방지 대책을 내놓겠다고 으름장을 놨지만, 업자들이 인스타그램과 스마트스토어를 넘나드는 교묘한 판매 및 결제 수법으로 단속을 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는 막스마라 코트, 에르메스 가든백, 샤넬 트위드재킷, 로로피아나 케이프코트, 버버리 패딩점퍼 등 각종 짝퉁 의류·가방 등이 판매되고 있다.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 법한 명품 브랜드들이 파격가에 나와 있는 것같지만, 실상 이들 제품의 대부분은 짝퉁이다.

이들 짝퉁 명품들은 중국 선전이나 상하이 인근 모조품 공장에서 생산된 것들이 많다. 한 수입의류 판매상은 “중국 모조품 공장과 계약을 맺고 주문이 들어오면 발주하는 식”이라며 “배송기간이 7~15일가량 걸리는 이유도 중국에서 물건을 만들어 보내는 시간 때문”이라고 했다. 수입상들에 따르면 의류는 중국 본토에서, 가방 모조품은 홍콩에서 들여오는 경우가 많다.

국내 최대 포털을 통해 판매되는 불법 제품임에도 단속과 제재는 쉽지않다. 인스타그램과 스마트스토어를 오가는 교묘한 판매 및 결제 수법 때문이다.

수입상들에 따르면 짝퉁 업자들은 인스타그램 계정에 모조품 사진을 올려 고객을 모으고, 결제는 스마트스토어에서 진행한다. 인스타그램에는 명품 브랜드를 적어 두고 스마트스토어에는 적지 않음으로써 제재망을 피하고 있다. 30대 수입의류 판매상 정모씨는 “인스타그램 프로필에 스마트스토어 주소를 남겨 두면 고객들이 알아서 찾아온다”고 했다.

블로그는 모조품이 유통되는 또 다른 통로다. 블로그에 명품의류를 소개한 뒤 게시글 하단에 ‘카카오톡 오픈채팅’ 주소를 남기는 것도 흔한 수법. 한 공구마켓은 오픈채팅으로 흥정을 마친 뒤 ‘네이버 문서 폼’에 구매요청서를 작성토록 한다. 네이버 모바일 뷰(VIEW)에서 ‘캐시미어 코트’ ‘막스마라’ ‘폭스트리밍코트’ 등을 검색하면 모조품 의류와 가방을 판매하는 블로그가 상위에 노출돼 접근도 쉽다.

네이버 역시 모조품 유통 문제를 인식하고 강력한 대응책을 내놓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실효성 있는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김규환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온라인 유통 채널별 위조상품 단속 현황’에 따르면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구 스토어팜)를 통한 모조품 판매 적발 건수는 1035건, 오픈마켓을 통한 모조품 판매 적발 건수의 38.4%에 달한다. 당시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김 의원의 지적에 대해 “모조품을 판매하다 걸리면 퇴출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가 있지만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본다”며 “강력한 대책을 내놓겠다”고 했다.

정보기술(IT)업계 한 관계자는 “수입의류 판매 비중이 높은 판매자들을 전수조사 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힘들다”며 “스마트스토어에 게재되는 물품을 걸러내는 알고리즘을 만드는 게 최선인데, 업자들이 이름이나 사진을 교묘히 달리 쓰는 방법도 있어 해결책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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