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한 해 간편송금 서비스를 이용해 이체된 돈은 11조9541억원이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13조원을 넘어섰고 연말까지는 27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게 금감원의 전망이다. 전체 이체 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0%를 넘어섰다. 특히 기업금융에서는 간편송금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개인금융에서 간편송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높아진다.
은행들도 간편송금은 한번 이용하기 시작하면 이용 빈도가 꾸준히 높아지는 경향이 있는데다, 고객을 향후 다른 금융 상품으로 연계하는 효과가 높다는 데 주목하고 간편송금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리브’, 신한은행은 ‘쏠’, 우리은행은 ‘위비’ 등 자체 통합 앱에 간편송금 기능을 넣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SK텔레콤과 손을 잡고 금융핀테크 기업인 ‘핀크’를 세우며 금융과 IT의 융합 전략으로 나섰다.
하지만 은행 앱의 간편송금은 해당은행 계좌를 보유하고 있어야만 가능하기 때문에 IT회사에서 운영하는 간편송금과의 경쟁에서는 불리한 위치에 있다. IT회사의 간편송금 서비스인 토스와 카카오페이는 각각 23개, 21개의 금융사와 제휴를 맺고 있어 사용자가 특정 금융사의 계좌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 이런 이유로 토스와 카카오페이의 간편송금시장 점유율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95%에 달한다.
은행들은 간편송금 서비스를 운영하는 IT회사들로부터 결제수수료를 받고 있는 만큼 협업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송금이 간편송금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만큼 기존 고객의 이탈을 최대한 막고 IT회사들과 주도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방법을 찾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8월부터 ‘리브’앱을 이용한 편의점 자동화기기(ATM) 출금 수수료 무료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세븐일레븐과 GS25 편의점에 설치된 ATM에서 ‘리브 출금’ 기능을 이용하면 수수료 없이 현금을 인출할 수 있다. KEB하나은행은 아예 토스를 사용하는 고객에게 비대면 계좌 개설 서비스를 제공하며 신규고객 유치 채널로 활용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29일 “IT회사들이 간편송금시장에 먼저 들어와 선점효과를 누리고 있어 송금기능에서는 은행들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라며 “은행은 간편송금 기능 외에도 IT회사가 할 수 없는 금융편의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둔 서비스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