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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의 2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 게이븐 암초(중국명 난쉰자오) 주변 해역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 중이던 미국의 이지스구축함 ‘디케이터’에 중국 측 함선이 40m까지 비정상적으로 접근하는 일이 발생한 바 있다고 미 해군 태평양함대 사령부가 1일 밝혔다.
찰스 브라운 미 태평양함대 대변인은 “당시 중국의 뤼양(旅洋)급 해군 구축함 한 척이 남중국해 게이븐 암초 인근에서 위험하고 전문성이 떨어지는 기동으로 미국 구축함 디케이터에 접근했다”면서 해당 중국 함정이 디케이터 함을 따라다니며 해당 해역을 떠날 것을 경고하는 등 점점 더 공격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브라운 대변인은 중국 군함이 45야드(41m)까지 가까이 접근해 디케이터 함이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항로를 변경하는 기동을 해야만 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는 국경절 공휴일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강력 비판하며 즉각 대응에 나섰다.
우첸(吳謙)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2일 담화를 내고 중국 해군 함정이 미 구축함의 무단 진입을 경고하기 위해 출동했던 것이라면서 “미국은 군함을 남중국해 암초 부근 해역에 무단 진입시켜 중국의 주권과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했을 뿐만 아니라, 중·미 양국의 군사관계를 심각하게 손상시키고, 지역 평화와 안정에 매우 해를 끼치고 있다. 중국군은 이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미국은 즉각 자신들의 잘못을 바로잡고 유사한 도발 행위를 멈추며 중미 관계와 지역 평화·안정에 해가 되는 행위를 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그간 미국의 항행의 자유 작전을 놓고 중국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적은 여러 차례 있었으나, 이처럼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간 것은 드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역 갈등으로 촉발된 양국 간 갈등이 군사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미 정부는 중국군이 러시아의 방공시스템을 구입하자 지난달 21일 제재를 발표했다. 또 B-52 전략폭격기 2대를 발진, 남중국해 상공에서 훈련을 하는 일도 있었다.
이에 맞서 중국도 이달중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던 미·중 외교·안보대화를 일방적으로 취소하는가 하면, 미 해군 강습상륙함 와스프함의 홍콩 입항 요청을 불허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