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선대보다 북한 경제발전 진지, 헌신하는 듯"
"북, 핵보유하면서 더 잘 살고, 보유국 인정 생각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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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취임한 스티븐스 소장은 이날 워싱턴 D.C. KEI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북·미 비핵화 협상은 단기간에 원하는 것을 해결하는 종류의 협상이 아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북·미 비핵화 협상의 목표로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을 꼽고 “우리는 그 방법을 찾고 실현하기 위해 말뿐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아일랜드 평화협상 과정에 참여한 경험을 거론하면서 결국 북아일랜드 무장조직들이 무기를 반납하는 게 타결을 위한 중요한 조치였다며 “북핵은 무기 반납과 차원이 다르고 이것이 문제”라면서도 하지만 북한 비핵화도 협상으로 해결돼야 하고,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티븐스 소장은 핵·미사일 도발을 중단하고 북·미 대화에 나선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해 그의 진정한 의도는 알 수 없지만 김 위원장이 비핵화를 위해 지금까지 실행한 것은 환영하고, 앞으로도 실행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이 할아버지와 아버지인 김일성 주석과 김정은 국방위원장보다는 북한 경제를 어떻게 발전시킬지에 대해 훨씬 더 진지하며 헌신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티븐스 소장은 그러나 “북한이 핵을 보유하면 더 잘 살고, 결국 인도나 파키스탄처럼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을 것으로 생각한다면 정말 북한에는 막다른 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북한 비핵화를 위해선 채찍과 당근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혜택이나 인센티브 같은 격려와 압박, 둘 다를 갖고서 매우 잘 조절된 방식으로 접근한다면 북한이 비핵화의 길로 가도록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븐스 소장은 또 문재인 대통령이 대북 특사단을 파견해 촉진자 역할에 나선 것 등에 대해선 “미국과 북한이 2차 정상회담을 준비하고 관계를 진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직접 신뢰와 소통을 바탕으로 실무협상의 교착을 타개하는 ‘톱다운’ 방식의 비전통적인 정상외교를 펴는 것에 대해 “나의 외교 경험에 익숙한 것은 아니지만 전통적인 절차가 작동하지 않으면 개방적인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국 근무 시절 자전거 타기를 즐겼던 스티븐스 소장은 한·미관계를 이에 비유했다. 그는 “오르막길에서는 힘들어도 추진력을 계속 발휘해야 하고, 내리막길은 편하고 쉽게 가지만 영원히 지속하지는 않는다”며 “한·미관계에는 일정한 추진력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