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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상반기 기금운용본부가 해외주식 거래 증권사로 선정한 곳은 총 8곳이다. 이 중 NH투자증권을 제외한 7곳은 모두 해외 IB다. NH투자증권은 상반기뿐 아니라 최근 2년간 단독으로 국민연금의 해외주식 거래 파트너로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638조원이 넘는 운용규모를 자랑하는 국민연금은 세계 3대 연기금으로 꼽힌다. 쟁쟁한 글로벌 IB들이 국민연금을 기관투자자의 ‘큰손’으로 대접하고 있다. 내로라 하는 글로벌 연기금의 주식거래 창구로 선정됐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해당 IB가 내세울 만한 트랙레코드가 되는 셈이다.
NH투자증권이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국민연금의 해외주식 거래 증권사로 선정된 건 선제적인 브로커리지 시스템 구축과 이를 통한 거래 안정성 확보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증권사가 주식 거래에 나설 땐 국내주식이든 해외주식이든 ‘주문관리시스템(OMS)’을 이용하게 마련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이용하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국내주식의 경우 국내사 대부분이 ‘미라클’이라는 OMS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민연금도 해당 시스템을 사용하기 때문에 국내 증권업계 대부분이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거래 증권사로 이름을 올린 상황이다. 다만 해외주식 거래로 눈을 돌리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해외주식은 상장된 기업의 국가는 물론 거래소별로도 운용 시스템이 제각각이다. 현재 국민연금은 미국계 OMS를 해외주식 시스템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서도 몇몇 대형사를 중심으로 해당 OMS를 구축해놓은 상태지만, 문제는 거래의 안정성이다. NH투자증권의 경우 2013년에 이미 해당 시스템을 구축했고, 현재까지 국민연금의 해외주식 거래에서 별다른 주문처리 실수가 없었던 점이 국민연금과 거래를 유지해온 비결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주식 거래(아웃바운드) 시스템은 국내와 달리 운용사별, 국가별로 모두 제각각”이라며 “한국만큼 시스템 구축을 통해 큰 잡음 없이 운용되는 곳은 홍콩이나 싱가포르 정도”라고 말했다. “주문 실수 시 최악의 경우 반대매매까지 나올 수 있어, 대형 기관의 경우 거래 안정성 확보가 최우선”이라는 설명도 이어졌다.
국민연금은 반기별로 해외주식 거래 증권사를 선정한다. 올 하반기에는 NH투자증권에 더해 미래에셋대우가 추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도 해외주식 투자가 늘고, 국민연금 등 대형 기관과 거래하기 위해선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야 한다”며 “글로벌 브로커리지를 위한 플랫폼을 갖추는 것은 업계 전반적으로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