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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카뱅·씨티·산업은행, 뱅크사인 합류하지 않은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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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초롱 기자

승인 : 2018. 09. 03. 06:00

임초롱_증명사진
경제부 임초롱 기자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은행권 공동 인증서비스 ‘뱅크사인’이 공식 출범했는 데요. 이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18개 은행 중 씨티은행과 카카오뱅크·산업은행 등 3곳만 합류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립니다.

공인인증서 없이 국내 모든 은행이 금융 거래할 수 있도록 도입된 뱅크사인에 대해 씨티은행과 카카오뱅크는 자행 고객들의 혼란을 우려해 ‘굳이’ 도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는데요. 이미 자체 인증서비스가 활성화된 마당에 다른 인증서비스를 중복으로 활용할 경우 고객들의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얘깁니다.

박진회 씨티은행장도 뱅크사인 오픈식에서 외국계 은행이다 보니 글로벌 금융 보안과 함께 자체 인증 서비스의 편리함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며 합류하지 않은 배경에 대해 밝힌 바 있죠. 씨티은행 관계자도 “이미 공인인증서 없이 지문·홍채인식 등으로 고객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환경을 이미 만들어 지금으로서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합니다.

카카오뱅크 역시 같습니다. 뱅크사인의 경우 별도 애플리케이션(앱)을 ‘또’ 설치해야 하지만, 카카오뱅크는 인증을 위해 별도의 앱을 설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는 데다가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는 자체 인증 서비스의 편리성을 수정할 계획이 없다는 이유에서죠. 실제로 카카오뱅크 이용객은 지난해 7월 출범한 뒤 1년여 만에 65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반면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되는 산업은행의 경우 예산 때문이라고 하네요. 현재 산업은행은 2000년부터 사용해왔던 노후 전산시스템을 전부 교체하기 위해 차세대시스템을 개발하는 중인데요. 이러한 와중에 뱅크사인 도입을 위한 비용을 집행할 경우 2중으로 투자가 되기에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부연합니다. 차세대시스템 도입이 완료될 예정인 내년 5월 이후에라야 뱅크사인에 합류할 수 있다고 합니다.

다만 이들 은행들은 은행권 공동 협의체에 여전히 참여하고 있으면서 “고객들의 ‘니즈’가 있다면”이란 단서를 붙여 뱅크사인 합류 여지를 남깁니다. 공인인증서가 사라진 대신 뱅크사인이 대체하는 게 아니라 각자의 자체 인증 서비스에 대한 고객들의 점검을 받는 시기라는 거죠. 뱅크사인 도입 여부 자체가 자율영역인 만큼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에 따라 유동적인 입장입니다.

대세에 따르지 않았다고 해서 문제 삼을 일은 아닙니다. 뱅크사인 개발·운용 비용 자체를 각 은행에서 부담해야 하는 기회비용을 고려하면 이들은 좀더 합리적이라고 판단한 곳에 투자할 계획인 거죠. 어디가 혁신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린 것인지는 앞으로 지켜볼 일입니다.
임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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