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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신한금융은 올해 세 차례에 걸쳐 자본확충에 나서면서 ING생명 인수를 위한 ‘실탄’ 마련에 나섰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장고 끝에 보험사 인수에 나서면서 그룹 내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함께 리딩 금융그룹 탈환까지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이달 말 4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신한금융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면서 자본확충에 나선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 4월 1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바 있으며, 이달 해외에서 약 5600억원의 외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이달 들어서만 총 9600억원의 자본확충을 완료했고, 올해 총 1조1100억원의 실탄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금융권에선 신한금융의 자본확충이 ING생명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금융은 현재 MBK파트너스와 ING생명 인수 협상을 진행중이다. MBK파트너스는 ING생명의 지분 59.1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신한금융은 현재 인수가격을 놓고 MBK파트너스와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가격은 2조4000억원 안팎이 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신한금융이 당장 2조원이 넘는 실탄을 준비해야 하는 배경이다.
신한금융이 올해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마련한 금액은 1조1100억원으로 ING생명 인수가인 2조원대에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신종자본증권은 자기자본으로 인정받게 되는 만큼 신한금융이 이를 활용해 차입 등을 통해 나머지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사는 이중 레버리지 비율을 통해 출자제한 규제를 받는다. 이중 레버리지 비율이란 자회사에 출자한 금액을 금융지주사의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금융당국은 130%를 권고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 수치가 높으면 당국의 경영실태평가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게 된다.
신한금융의 경우 6월 말 기준 이중 레버리지 비율이 122.7% 수준이다. 권고치를 밑돌고 있는데다 신종자본증권을 자기자본으로 인정하는 만큼 자본확충 시 이중 레버리지 비율이 더 떨어지게 된다. 차입 등 출자 여력이 확대되는 셈이다. 특히 이달 발행할 96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까지 감안하면 신한금융의 출자 여력은 2조8000억원 수준까지 확대된다.
조 회장은 ING생명 인수와 관련, “인수협상을 시작한 지 9개월로, 지나온 시간보다 남은 시간이 짧을 것”이라며 “산고를 겪었는데 서로 가치를 지켜가며 윈윈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ING생명은 다음달 3일부터 브랜드명을 오렌지라이프로 변경한다. 업계에선 ING생명의 사명변경이 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MBK파트너스 측에서도 협상을 빠르게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