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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3사, 원자재 가격 상승에 실적 ‘후진’…하반기 회복 키워드 ‘유통망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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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훈 기자

승인 : 2018. 08.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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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타이어 3사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일제히 하락했다. 완성차 판매 감소로 납품이 줄어든 데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각 사별 비용 지출도 단기적으로는 악재로 작용했다. 전문가는 미국·중국 등 해외 시장 공략에 힘입어 하반기 수익성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는 한편 전기차·자율주행차 전용 타이어 개발을 통한 글로벌 공급망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23일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매출 1조2897억원, 영업손실 29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손실폭이 209억원 줄어든 점은 긍정적이지만, 매출은 6.64% 감소했다. 2분기의 경우 매출 6647억원, 영업손실 126억원을 기록, 지난해 1분기부터 6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금호타이어의 적자 행진은 중국 더블스타로 매각된 이후 경영 정상화 과정을 밟고 있음에도 불확실성 지속에 따른 글로벌 신차용 타이어(OE) 판매 부진과 원화 강세 영향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한국·미국 시장 수요 감소와 경쟁 업체 간 가격 경쟁 심화로 교체용 타이어(RE) 판매가 줄어든 점도 악영향을 끼쳤다.

다만 중국 주요 완성차 업체로의 공급 확대로 중국 내 OE 판매는 증가했다. 또 지난해 대비 투입 원재료 가격은 상승했지만, 광고비·인건비 등 판관비 감소로 영업손실을 줄였다. 먼저 금호타이어는 더블스타의 폭넓은 유통망을 활용해 만성 적자에 빠진 중국법인의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중국 내 더블스타의 대리점은 4500개 이상으로 금호타이어 국내 대리점(1500여개)의 3배를 넘는다.

양사의 주력 제품을 앞세워 분업화가 가능하다는 점도 호재다. 금호타이어는 승용차용 타이어(PCR), 더블스타는 트럭·버스용 타이어(TBR)에서 각각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더블스타의 영업 네트워크를 활용할 경우 중국법인의 적자 탈출은 물론 글로벌 타이어 업체 10위 진입도 가능할 전망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경영 정상화에 따른 시장 신뢰 회복과 판매 단가 정상화로 4분기 수익 개선이 전망된다”며 “중국 시장에서 더블스타와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타이어 3사의 올해 상반기 실적 부진은 원자재 가격 상승 탓이 컸다. 천연·합성 고무의 가격은 안정적이었지만, 타이어의 내구성을 보강하는 카본블랙 소재의 가격이 지난해보다 최대 40% 급등했다. 해외 투자 확대와 완성차 업체의 판매 부진도 실적 하락의 원인이 됐다.

한국타이어는 매출 확대를 위한 초고성능 타이어(UHPT) 연구·개발과 유통망 확대를 병행, 하반기 실적 개선에 도전한다. 한국타이어의 UHPT 판매 비중은 2012년 25.6%에서 지난해 36.2%로 10%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지난달에는 독일의 프리미엄 타이어 유통 업체 라이펜 뮐러 지분 100%를 인수, 타이어 제조뿐 아니라 글로벌 유통 사업 강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앞으로도 타이어 유통 사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인수·합병을 추진해 회사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테네시 공장의 안정화에도 속도를 낸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7월 미국 테네시 공장 가동으로 600억원의 연간 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북미 시장의 수요 부진으로 손익분기점(BEP) 돌파 시점이 지연되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생산과 수익성이 본격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넥센타이어는 한국·중국 시장에서의 고인치 타이어 판매 증가세에 힘입어 다음달 체코공장 가동을 계기로 해외 공략에 시동을 건다. 넥센타이어 체코공장은 연간 400만대의 타이어를 생산할 수 있다. 현지에 생산 공장을 갖춘 현대차그룹 등 유럽 완성차 업체에 OE 공급이 이뤄질 경우 매출·영업이익 동반 확대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한편 전문가는 타이어 업체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기능성 타이어 연구·개발 투자 확대가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원자재 가격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수익성을 늘리기 위해서는 전기차·자율주행차에 장착되는 기능성 타이어 등 고수익 모델 개발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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