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외신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1월 공식적인 만남을 갖고 미·중 무역분쟁을 끝낼 대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양측 관계자들은 오는 22일과 23일 워싱턴에서 만나 11월 두 사람의 만남에 앞서 협의 조항들을 논의할 예정이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번 만남을 특별히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을 최대 고객으로 두고 있는 양사는 두 강대국의 무역분쟁으로 인해 반도체 수출에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을까 지난해부터 상황을 면밀하게 주시해왔다. 미국과 중국의 상호 보복관세에 반도체도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이 무역분쟁을 끝내고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 조짐이 있을지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양국간 정세 변화가 현실화되면 삼성전자가 꾸준히 확대돼온 금전적 투입과 인력 투입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에 수출하는 세탁기에 최대 50% 관세를 부과받은 삼성전자는 미·중 무역분쟁이 반도체로 확대되기 전 상황을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로비에 더욱 힘을 쏟아왔다.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삼성전자가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에 휘말리지 않고 양국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가져가는 것이 직면한 최대 관건이라고 분석하며, 지난해와 올 상반기 미국 로비 활동에만 각각 340만 달러(약 38억원), 220만 달러(약 25억원)를 지출했다고 전한 바 있다.
특히 중국 시장의 매출 비중이 점차 늘고 있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중국과 원만한 관계 형성이 필수다.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삼성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삼성전자의 중국 시장 매출은 전체 매출의 30%를 넘어선 동시에 처음으로 미국 시장 매출도 뛰어넘었다.
업계는 아직까지 삼성전자와 중국의 반도체 기술 수준 차이가 확연하기 때문에 당분간은 눈에 띄는 어려움이 없겠지만, 중국이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 70%를 목표로 막대한 연구개발(R&D) 지원을 하고 있어 향후 격전이 예고되고 있다. 중국은 올 연말부터 낸드플래시 양산을 시작해 내년 초에는 D램 양산에도 나설 계획이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반도체 산업의 2018년 하반기 전망’에서 “무역분쟁으로 중국의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전자제품 수요가 줄거나 중국에서 생산하는 전자제품의 대외 수출이 감소할 경우 우리 반도체 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반도체가 한국 수출 비중의 20%를 넘어서면서 반도체 업황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기업이 주도하는 메모리 반도체뿐 아니라 다품종 소량생산의 시스템반도체를 적극 개발하기 위해 중소기업들의 R&D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