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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오후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에서 가장 크고 선명하게 자주 들린 응원 문구다. 이날 관중석을 메운 3만여명의 노총 관계자들과 각계 시민사회단체·서울시민들은 목소리를 높여 열띤 응원을 펼쳤다.
낮 최고기온이 37도까지 오르는 폭염 속에서 관중석의 열기는 그보다 더 뜨거웠다. 어느 한 팀을 향한 응원이 아닌 남북노동자들이 축구로 하나되는 자체를 지켜보는 벅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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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중 조선직총 선수들의 부상이 이어졌지만 “힘내라”는 함성소리와 함께 응원단들의 격려가 쏟아지자 다들 밝은 표정을 지으며 괜찮다고 손을 흔들었다. 선수들 사이 공을 차지하기 위해 가벼운 몸싸움이 있게 되면 서로 안아주며 힘을 북돋웠다.
모든 경기를 끝낸 남북노동자 선수단은 승패를 떠나 함께한 시간들에 대한 벅찬 감회를 담아 한반도기를 펼쳐 잡고 경기장을 한바퀴 돌았다. 관중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최선의 경기를 보여준 선수들에게 큰 박수를 보냈다.
이날 남측 노동자 선수 중 유일하게 골을 넣은 한국노총 소속 김선영 선수는 “상대 선수들이 배려를 많이 해준 것 같다”며 “(조선직총 건설노동자팀이) 너무 잘하더라”고 겸손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북측 참가자들에 대해 “연습하는 곳에서 잠깐 얼굴을 보고 가까이서는 오늘 처음 봤다. 우리가 선수가 아니라서 좀 더 정이 갔다”며 “경기 후 같이 운동장을 돌 때 잘한다고 칭찬도 하고 약간의 대화도 나눴다”고 말했다.
또 “이런 자리가 앞으로도 쭉 있으면 좋겠고 내게도 개인적으로 뜻 있는 경기였다”고 덧붙였다.
마지막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고 가족과 함께 경기장을 바라보며 진심어린 응원을 보인 서울시민 조현주씨(56)는 “남북한이 하나가 되는 현장에 함께할 수 있어서 기쁘고 지켜보는 시민으로서 뭉클함이 느껴진다”며 “매우 감동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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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2015년 평양에서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를 열었을 때 북측에서 굉장히 많이 응원을 해줬다고 들었다”며 “관중들이 북측 선수들보다 남측 선수들을 더 응원해주면서 하나가 되는 축구를 했다는 소식도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판문점선언도 있었고 실질적으로 남북교류를 준비하면서 환영을 넘어서 이 대회 자체를 더 성대하고 근사하게 만들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시민들이 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서포터즈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신 팀장은 “신청을 받으면서 눈물나는 사연도 많았다. 80대 고령인 어떤 분은 고향이 평양이라며 응원하다가 쓰러져도 좋으니 같이 응원하게 해달라고 하셨다”며 “그런 분들 영혼까지 담아 응원으로 그들의 마음을 전달할 수 있어서 뿌듯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런 경기를 언제 또 볼 수 있을까’가 아니라 이번을 계기로 더 자주 더 많이 기회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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