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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유승민 삼성증권 북한투자전략팀장 “북한 투자, 길고 큰 눈으로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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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일환 기자

승인 : 2018. 07. 25. 06:00

삼성증권 유승민 3
유승민 삼성증권 북한투자전략팀장/=삼성증권
올해 한국 사회에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가 남북관계 개선이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등이 급진전되자, 국내 자본시장에선 남북 경협관련 주가가 급등하는 등 경제와 정치·사회를 관통하는 이슈로 다가왔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이러한 변화의 과정을 기회로 삼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업계에서 가장 먼저 북한 전담팀을 신설한 삼성증권이 대표적이다. 삼성증권은 경쟁사가 이슈 대응 차원의 북한 태스크포스(TF)를 운용하는 것과 달리 정규팀을 편성해 유승민 수석 연구위원〈사진〉을 북한투자전략팀장으로 임명했다.

유 팀장은 과거 투자전략팀에 있을 때부터 관련 이슈에 주목해온 북한 전문가로 통한다. “사실 오랫동안 북한 관련 연구를 해왔던 것은 아니라 백그라운드 자체는 많지 않습니다. 다만 그동안 투자전략을 담당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깊이 있게 스터디를 해왔고, 지난해부터 아이디어를 쌓아온 것이 경쟁력이라고 봅니다.”

사실 북한에 대한 심도 있는 정보를 민간기업 입장에서 확보하기는 어렵다. 이에 대해 유 팀장은 “직접적인 연구나 관련 인사를 확보하기보다는 금융시장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 강점”이라며 “삼성증권은 오랜 기간동안 기업 서비스에 장점이 있는데다 계열사끼리의 네트워크와 협업 체제가 잘 구축돼 있어 북한 관련 정보를 얻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유 팀장은 최근 남북 관계에 대해 과거와는 분명히 달라진 분위기를 강조했다. “현재 남북 화해 모드를 통일이 아닌 통합의 과정으로 인식하는게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과거에는 흡수통일을 전제로 했기 때문에 어마어마한 통일 비용이 추산됐지만 이제는 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북한이 베트남 등을 모델로 본격적인 개혁·개방에 나서면 어떻게 될까? 유 팀장은 ‘이성적인 접근’을 강조했다. 단순히 같은 민족이기 때문에 한국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거란 막연한 기대와 접근 방법을 지양해야 한다는 뜻이다. 유 팀장은 “북한은 생존을 위해 개방을 선택했지만 주도권을 자신들이 가지려 해 전면 개방에 나서진 않을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수동적인 입장에서 북한의 선택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다만 “언어가 통한다는 것은 우리나 북한 모두에게 포기할 수 없는 이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증시를 달아오르게 한 남북 경협주에 대해서도 “북한의 비핵화와 이에 따른 미국의 지원 수단과 강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큰 그림이 그려지지 않은 상태기 때문에 지금의 움직임은 근거가 적다”고 분석했다. 유 팀장은 “유독 증권가가 북한 문제에 대해 성급한 측면이 있다”며 “이런 행태는 유명 맛집에서 일하는 알바생과 같은 처지”라고 비유했다. 그동안 북한과의 관계 속에서 쌓아뒀던 정보의 장점과 통찰력에는 관심이 없고, 단기 이벤트에만 관심이 있다면 뒷북 투자가 되기 십상이라는 지적이다.

유 팀장은 “삼성증권 북한투자전략팀은 현재 북한의 개별 이슈뿐 아니라 배경에 대해 설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인원과 네트워크를 더욱 강화해 특정 이벤트 중심이 아닌 정기적이고 주기적인 리포트를 발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장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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