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미 국무부 고위관리는 이날 기자들에게 동맹국들이 이란으로부터의 원유수입을 ‘제로’(0) 수준으로 줄이도록 추진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밝혔다. 이 관리는 이란산 원유수입 중단과 관련해 “면제(waiver)를 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산 원유를 수입할 경우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될 수 있고, 불참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27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이란산 원유수입은 1억4787만 배럴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다음으로 많으며, 전체 원유수입의 13.2%를 차지한다. 2015년 4240만 배럴로 전체 원유 수입량의 4.1%에 불과했던 이란산 원유는 3년새 비중이 3배 이상 늘어났다.
국내 정유사들은 최근 원유 수입선 다변화를 추진해왔기 때문에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 국내에서는 현대오일뱅크, 현대케미칼, SK인천석유화학, SK에너지, 한화토탈 등 5개사가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도입 대상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선택지가 하나 줄어든 셈”이라면서 “원유 도입선 다변화로 이란산 원유를 대체할 수 있는 곳은 많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란산 원유 도입 중단으로 기름값 급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 지난 26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70.53달러로 전일 대비 2.45달러 상승했으며, 브렌트유 역시 전일대비 1.58달러 상승해 배럴당 76.31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고스란히 서민가계의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차량운행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화물 운송업자들이나 자영업자들은 물론 석유제품을 원료로 하는 사업자들의 부도가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