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추진했던 보험료 카드납입 논의는 용두사미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보험료 카드납입에 대한 고객 수요가 적은 데다가 카드 수수료 비용부담 때문에 보험사들도 꺼리기 때문이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KB손보·롯데손보·메리츠화재·신한생명·교보라이프플래닛 등 주요 보험사들은 최근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과 제휴를 맺고 간편결제 서비스를 도입했다. 최근 카카오페이와 제휴를 맺은 교보생명도 카카오머니 송금 서비스를 활용해 보험료를 납부하거나 보험금이나 보험계약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운영할 계획이다.
보험사들이 간편결제 서비스에 적극 투자한 것은 미래고객인 2030세대를 주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모바일페이 결제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금액은 40조원으로, 전년(11조원)보다 4배 가까이 증가했다. 또 최근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이 25~64세 2500여명을 조사한 결과 간편결제 이용률은 20대(60.7%)와 30대(61.5%)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 등도 카드납입처럼 수수료가 발생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케팅 효과가 카드납입보다 강하기 때문에 보험사들이 도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금감원의 주도로 논의된 보험료 카드납입 활성화 조치도 흐지부지되면서 페이결제가 반사효과를 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카카오·네이버페이를 통해 카드계좌를 등록할 수 있어, 카드납입과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금감원도 보험료 카드납입 도입 여부를 시장자율에 맡기고 있는 분위기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어떤 형태로든 (보험사가 카드 수수료를 지불하면) 그 비용이 고객에게 전가가 될 텐데 쉽게 판단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라고 말을 아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말 소비자 권익제고를 위한 조치로 보험료 카드납입 확대정책을 펼쳤지만, 카드와 보험업계 간 합의가 불발되면서 관련 논의가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