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보험사기 혐의로 재판 넘겨진 A씨 등 6명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6월과 징역형 등을 각각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지법 형사항소부로 돌려보냈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 대한 주요 증거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입원진료 적정성 여부 등 검토의뢰에 대한 회신’이 제출됐는데, A씨 등은 이에 대해 증거 채택에 동의하지 않았고 증거조사 완료 전에 동의를 철회했다”며 “전문증거로서 증거능력 인정을 위한 형사소송법 313조의 요건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A씨는 1997년 2월부터 2009년 3월까지 8개 보험회사의 보험 상품에 가입한 후 질병을 과장해 병원에 장기간 입원하고 실제보다 많은 보험금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총 3억1000여만원을 타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의 가족이었던 다른 피고인들도 A씨와 비슷한 수법으로 수억원의 보험금을 타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 과정에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입원진료 적정성 여부 등 검토의뢰에 대한 회신(서대선 등)’을 증거능력이 있는 서류로 볼 수 있을지가 쟁점이 됐다.
검찰은 심평원장의 검토 회신이 ‘신용할 만한 정황에 의해 작성된 문서’에 해당한다고 보고 주요 증거로 제출했다. 피고인들은 이 문건이 증거로 사용되는 것을 부정했다.
1·2심 재판부는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여 해당 문건의 증거능력을 인정하고 A씨 등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형사소송법 315조 3호에 해당된 당연히 증거능력이 있는 서류”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사무처리 내역을 계속적·기계적으로 기재한 문서가 아니라, 범죄사실의 인정 여부와 관련 있는 어떠한 의견을 제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문서는 형사소송법 315조 3호에서 규정하는 당연히 증거능력이 있는 서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고,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