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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대기업들이 2500만명 인구의 내수시장에서는 스포츠·과학·의학 분야 등에서 좋은 실적을 내고 있지만, 해외시장에서는 난항을 겪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호주 최대 보험사인 QBE보험그룹부터 호주 주요 은행인 NAB(National Australia Bank)까지 여러 호주 기업들은 2년도 채 안 되는 기간 해외 사업에서 47억 달러(약 5조 원) 이상의 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호주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유독 고전하는 데에는 여러 요인들이 작용한 것으로 통신은 분석했다.
행동분석가들과 비즈니스 컨설턴트들은 호주인들의 전통적 특성인 자신감·무례한 언행·순응 거부 등을 호주 기업의 해외 사업 부진 요인으로 꼽았다. 이처럼 현지화 되지 못하는 호주인들의 특성이 호주 기업들이 해외에서 경쟁할 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호주 멜버른 모내시 대학의 행동조사기관에서 행동수정을 연구하고 있는 코너 윈은 “해외시장 진출이 순탄치 않은 데에는 문화적인 요소가 있다”면서 “호주인들은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더 개인주의적이고 권위에 덜 집착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호주 기업이 국내에서 시장을 장악했다고 해서 해외에서도 그 공식이 통하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 언스트앤영(EY) 호주 지사 대표인 제레미 바커는 “호주 기업이 해외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은 순진한 측면이 있다”면서 “많은 호주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완전히 선진화된 시장을 가진 것도 아닌데다 내수시장도 규모가 작기 때문에 호주 기업들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특별한 상품이나 사업 모델을 갖춰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북미나 유럽 업체들은 해외 진출 이전에 이미 수천개의 매장과 검증된 사업 모델, 확립된 비용 구조 등을 갖추고 시작하지만 호주 업체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
전문가들은 호주 기업들이 해외 현지 시장의 문화적 차이를 더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야나 매튜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대 비즈니스발전센터 대표는 “리더십 및 개발에 관련된 교육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또한 그녀는 여성들이 현지 고객의 특성이나 그들의 구매 습관에 대해 알아차리는 데 강점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임원들의 성비를 적절하게 구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