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NH농협카드 등 일부 카드사들은 지난해 소비자들이 해외수수료를 부담한다는 내용의 약관변경을 금융당국으로부터 승인받았지만, 현재까지 소비자들에게 해외수수료를 부과한 카드사는 전무(全無)하다. 앞서 유니온페이는 2016년 12월부터 그간 면제해줬던 해외수수료 0.6%에 신규 인상분 0.2%포인트까지 더해 부과키로 했다. 카드사들이 0.8%의 수수료를 소비자 대신 껴안은 셈이다.
이에 대해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재 롯데카드·NH농협카드 등 일부 카드사들은 해외수수료 약관변경에 대한 당국의 승인을 받은 상황이라 1개월 공지기간만 거치면 해외수수료를 소비자들에게 부과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소비자들의 역풍도 감당하기가 쉽지 않아 모두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유니온페이 카드 발급량이 매년 늘어나고 있어, 카드사들의 수수료 부담도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유니온페이의 지난해 누적 카드 발급량은 2900만장에 이르렀다. 이는 전년(2300만장)보다 500만장, 2015년(1700만장)과 비교하면 1200만장 증가한 수치다. 또 내국인이 유니온페이 카드로 해외에서 사용하는 결제 규모는 연간 약 2000억원 수준으로, 유니온페이 측이 받는 해외수수료는 연간 16억원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국내 카드사들과 오랫동안 논란을 빚어온 비자카드의 해외수수료 인상에 대한 공정위원회 심사가 결론나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카드사들은 2016년 10월 비자카드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해외수수료를 인상하고 있다며 공정위에 제소한 바 있다.
카드업계는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 하락에 더해 유니온페이 등 해외수수료 부담이 커지면서 고민이 깊어졌다. 수익성 회복을 위해선 소비자에게 유니온페이 수수료를 부과해야 하는데, 불만에 찬 소비자들로 인해 수수료 인하 여론이 더욱 거세질까봐 손도 못대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 카드사 관계자는 “비단 유니온페이뿐만 아니라 비자카드의 해외수수료 인상분 0.1%포인트를 카드사들이 부담해오고 있다 ”유니온페이 수수료 인상문제에 앞서 비자카드 수수료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아 카드사들이 더욱 수수료를 소비자들에게 돌리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