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소비자 "차라리 '갤럭시노트8' 사겠다"
삼성전자, 초반 반짝 흥행 아닌 중장기 인기폰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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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개통 첫 날…크게 달라진 점 없어 매력도 ‘뚝’
갤럭시S9의 강점은 카메라 성능이다. 초당 960프레임을 촬영하는 슈퍼 슬로우 모션(초고속카메라)기능이나 빛이 아주 적거나 많은 환경에서도 피사체를 잡아내는 듀얼 조리개가 탑재됐다. 고가의 디지털 카메라와 어깨를 견줄 정도로 또렷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이 외에도 증강현실(AR) 이모지, 슈퍼슬로우 촬영, 인텔리전트 스캔, 스테레오 사운드 등이다. AR이모지는 단순히 사용자를 이모티콘으로 만드는 것을 넘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공유할 수 있다. 기존 아이폰X가 iOS 운영체제의 ‘아이메시지’ 안에서만 송·수신이 가능한 것에 비해 활용성도 높다.
하지만 변화라고 손꼽을 수 있는 점은 이정도가 전부다. 외관 디자인은 전작 갤럭시S8과 거의 유사하다. 갤럭시S8에 최초 적용된 ‘인피니티 디스플레이’ 디자인이 갤럭시S9에 그대로 적용됐다. 너비와 두께는 전작보다 늘어나 손에 잡히는 감촉이 다소 둔하다. 무게도 갤럭시S9이 8g가량 더 나간다. 디스플레이 크기와 화질은 5.8인치 쿼트HD와 슈퍼아몰레드 듀얼 엣지다. S8과 동일한 사양이다. 배터리 용량도 3000mAh 일체형으로 전작과 같다.
지난 주말 여의도 IFC몰에 마련된 갤럭시S9 체험장에서 만난 대학생 커플 이우영(22)씨와 조수현(21)씨는 “무엇이 달라졌는지 모르겠다. 좋은 휴대폰인 것은 알겠는데 당장 사지 않고 기다려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조씨는 “갤럭시S9 플러스는 조금 무겁게 느껴진다. 휴대전화 케이스까지 끼우고 나면 너무 뚱뚱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외신들 역시 비슷한 반응이다. IT 전문 외신들은 갤럭시S9의 카메라 성능을 추켜세우면서도 “기능적인 측면에서 갤럭시 S8을 포함해 지난해 출시된 제품을 가진 소비자들이라면 이번 신제품을 구입해야 할 이유가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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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3사는 이날 오전 일제히 갤럭시S9 예약 개통행사를 진행하며 각사의 강점을 내세웠다. 갤럭시S9의 출고가는 95만7000원(64GB), 갤럭시S9 플러스는 105만6000원(64GB)·115만5000원(256GB)이다. 고가의 스마트폰은 이동통신 3사와 삼성전자가 협의한 판매 보조금, 금융 플랜이 구매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
SK텔레콤은 갤S9으로 1Gbps급의 LTE 속도를 시연했다. 행사장 벽면 화면에는 최대 속도 966.4Mbps가 찍혔다. SK텔레콤은 스마트폰 교체 프로그램 ‘T갤럭시클럽S9’도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에 가입하면 갤럭시S9을 사용하다가 추후 출시될 S·노트 시리즈로 교체할 수 있다. 가입 고객은 갤럭시S9을 이용하다가 12개월(월 이용료 3300원) 또는 18개월(월 이용료 3850원) 뒤에 사용하던 기기를 반납하면 된다. 이 경우 출고가의 최대 50%까지 잔여 할부금을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
KT는 ‘카드 더블할인 플랜’을 선보였다. 단말 대금과 통신요금 납부를 각각 다른 제휴 카드로 결제해 2번의 할인을 받을 수 있는 혜택으로 ‘프리미엄 슈퍼할부 현대카드’와 ‘프리미엄 슈퍼DC KB카드’에 가입해야 한다. 카드 사용 실적에 따라 2년간 최대 96만원의 통신비를 할인받을 수 있다. KT는 ‘갤럭시S9 체인지업’과 ‘갤럭시S8 체인지업(제로) 케어’ 프로그램도 선보였다.
LG유플러스도 ‘S9 중고폰 가격 보장 프로그램’ 12개월형과 18개월형을 출시했다. 12개월형의 매월 이용료는 4400원, 18개월형은 2934원이다. 월 납부요금 6만5890원 이상 요금제를 선택하면 이용료 전액을 멤버십 포인트로 결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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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갤럭시S9 국내 미디어데이 대신 소비자 체험 기회를 높인 ‘갤럭시S9 컨슈머데이’를 전국 주요 도시에서 10일부터 진행할 계획이다. 컨슈머 데이는 오는 16일과 17일 서울을 시작으로 부산과 대구, 대전, 광주 등 5개 도시에서 3주간 진행된다. 소비자들이 응모하면 일정 규모의 인원을 선정, 초청하는 방식이다.
소비자들의 접점을 넓히는 방식은 갤럭시S7 등 전작에서 전국 단위 체험존을 운영하면서 본격화했지만, 소비자들을 초대하는 방식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현대자동차가 제네시스 G70 출시 전 비공개 쇼룸에 응모자들을 초청해 신차를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던 것과도 유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