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브루클린에 있는 연방 동부지방법원의 잭 웨인스틴 판사는 6일(현지시간)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가상화폐 거래 관련 사기 혐의에 대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법적 지위가 있다고 판결했다. 가상화폐를 통화가 아니라 CFTC가 규제할 수 있는 상품으로 인정한 것이다. 이번 판결은 가상화폐가 상품거래법(CEA)의 규제 대상이라는 CFTC의 주장을 인정한 것이다.
CFTC는 이미 2015년 가상화폐의 성격을 상품이라고 규정했다. 하지만 미국 의회가 가상화폐의 분류에 대한 입법절차를 밟지 않아 CFTC가 가상화폐를 규제할 법적 근거는 마련되지 않고 있었다. 미국 금융투자업계는 이번 동부지방법원의 판결로 가상화폐에 대한 법적 규제의 발판이 마련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도 7일(현지시간) “증권(securities)인 가상화폐를 거래하는 온라인 플랫폼들은 반드시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등록한 후 영업해야 한다”며 “정부가 공인하는 거래소라면 사기 또는 가격 조작 행위를 근절할 수 있는 자체 규정이 필요하다”는 성명을 냈다. 등록된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해서만 영업을 허가하겠다는 것은 가상화폐 거래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여 과세 및 거래수수료 부과 등의 규제를 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가격은 큰 폭 하락했다. 비트코인은 8일 오전 2시 40분 기준 24시간 전 대비 8.14% 하락한 1118만원으로 내려앉았다. 이더리움은 8.68% 하락한 84만1000원, 리플은 8.17% 하락한 943원, 비트코인 캐시는 9.93% 하락한 121만5000원에 거래시세가 형성됐다.
가상화폐 업계는 미국 법원의 이번 판결에 대해 ‘가상화폐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는 행위’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 관계자는 8일 “가상화폐를 통화가 아닌 상품으로 취급한다면 가상화폐가 가진 결제수단으로서의 가치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가상화폐가 가진 실질 구매력 가치보다 시세차익에만 중점을 둔 거래를 야기해 오히려 투기열풍이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