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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채널뉴스아시아(CNA)는 8일(현지시간)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그랜트 손튼이 이같은 보고서를 발표했다면서 지난해 7~12월 35개국 4995명의 고위 임원급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싱가포르가 기업의 고위 관리직에 여성이 1명도 없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고 보도했다.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태국에도 뒤졌다.
싱가포르는 여성 고위직 임원이 있는 기업의 경우에도 임원 성비(性比) 중 여성 비율이 현저히 저조했다. 싱가포르 기업 이사회에서 여성 임원의 비율은 30%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의 평균(39%)보다 낮은 수준이다. 보고서의 고위 관리직에는 최고경영자(CEO)·최고운영책임자(COO)·최고재무책임자(CFO)·전무이사 등의 직급을 포함했다.
그랜트 손튼 싱가포르 지사의 로레인 파킨 대표는 CNA에 “보고서 결과를 보면 선진국보다 신흥 경제국에서 여성 임원을 최소한 1명 이상 두는 비율과 이사회 내 여성 비율이 높았다”고 말했다. 그는 싱가포르가 주변 아세안 국가들보다 성 다양성 측면에서 뒤처지는 이유에 대해 “선진국 기업들이 이미 확립된 조직문화 및 지배 구조를 기준으로 운영된다”며 “반면 신흥 경제권 기업들은 대내외로 잦은 환경의 변화를 겪기 때문에 새 조직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성 평등 정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5개국 가운데 29위라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직장 내 ‘유리천장 지수’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기업에서 여성의 고위 관리직 비율은 OECD 주요 29개국 가운데 최하위인 10.5%에 불과했다. 한국 법인 이사들 중 여성은 2%였다. 한국 여성의 임금은 남성보다 36.7% 적었다. 이 보고서는 고등교육·노동인구참여·임금수준·육아비용·출산권 등 10개 분야의 점수를 매긴 뒤 평균을 낸 수치로, 직장에서 여성이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기회 정도를 평가한 것이다.
그랜트 손튼의 프란체스카 라거베르스 연구원은 “정부 주도 정책이나 기업 주도만으로 대규모 변화 일어나지 않는다”며 “진정한 변화를 위해서는 정책을 넘어 리더십, 조직문화 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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