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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중국 일대일로? 나도 한다”…‘이란 핵심항구 임차’ 통해 중국 견제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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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승인 : 2018. 02. 2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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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위키미디어


인도가 이란의 전략적 요충지인 차바하르 항구의 사용권을 손에 넣으며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을 본격적으로 견제하고 나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인도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이란 동부의 차바하르 항구 운영권을 임대하기로 하고 협약에 서명했다.

핫산 루하니 이란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인도 뉴델리에서 만나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한 뒤 앞으로 18개월간 차바하르 항구의 1단계 개발을 진행하기로 했다.

개발 사업이 완료되면 이 항구는 인도와 이란을 거쳐 아프가니스탄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바닷길의 요충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해상로를 이용하면 파키스탄을 거치지 않고도 인도에서 아프가니스탄까지 향할 수 있다.

인도 정부 관계자들은 이 경로를 통해 아프가니스탄과의 연간 교역액이 현재 7억 달러(약 7500억 원) 수준에서 3년 내 10억 달러(약 1조 700억 원)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일대일로 사업의 일환으로 620억 달러(약 66조 3100억 원)를 들여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와 파키스탄 과다르항을 잇는 ‘중국-파키스탄 경제 회랑(CPEC)’을 건설 중이다. 과다르 항 개발 사업은 중국이 파키스탄에서 진행 중인 인프라 개발 사업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핵심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미 국방부는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이 과다르 항을 해외 군사 기지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차바하르 항구는 과다르 항에서 서쪽으로 불과 90㎞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는 만큼 팽창하는 중국의 역내 영향력을 견제하기에 좋은 위치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발표는 인도와 중국 간의 긴장 관계가 갈수록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양국은 최근 접경 지역인 도크람(중국명 둥랑)을 두고 영토 분쟁을 벌인 바 있으며, 인도는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 명목으로 파키스탄 등 인도 주변 라이벌 국가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것을 두고 이 사업의 진의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는 상황이다.

상하이국제문제연구소의 남아시아 전문가인 자오강청 연구원은 이란 항구 개발은 중국과 인도가 서로를 경계하는 상황에서 인도가 마련한 ‘백업 플랜’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만일 중국이 과다르항을 군사기지로 용도 변경할 경우, 인도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중국의 세력을 억누르려고 할 것”이라면서 “차바하르 항도 여기에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인도의 정치 전문가인 마드하브 날라파트는 파키스탄이 라이벌 인도가 자국의 과다르 항을 통하는 교역 루트를 이용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인도 입장에서는 ‘자유롭게 교역할 수 있는’ 이란의 항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트리드베시 싱 마이니 진달국제관계대학 조교수는 차바하르 항을 통한 인도의 교역루트 개발의 진정한 중요성은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에 맞서는 대안을 마련했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도 정부는 일대일로 사업에 대응하는 것이 엄청나게 중요한 과제라는 것을 잘 지각하고 있을 만큼 충분히 현실적”이라면서 “이란은 이 항구를 제공함으로써 인도에 중앙아시아와 아프가니스탄을 이을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다만 자오강청 연구원은 이란이 인도의 계획에 어깃장을 놓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인도가 이를 지정학적인 전략 항구로 만들려고 한들 이란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이란은 중국-인도 사이의 관계에는 관심이 없다. 오직 경제적 이득을 원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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