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KIET)은 4일 발표한 보고서 ‘메모리 반도체 경기 전망과 발전과제’를 통해 올해 국내 반도체 수출 증가율을 18.6%로 예상했다. 예년보다는 매우 높은 수준이지만 지난해 수출 증가율 60.2%보다는 낮은 수치다.
지난해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액은 996억8000만달러로 단일 품목 사상 최초로 연간 900억 달러를 돌파했다. 1994년 우리나라 총수출보다 많을 정도로 엄청난 규모였다.
보고서는 “올해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둔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는 지난해 성장률이 특이할 정도로 높았기 때문”이라며 “이에 대한 기저효과로 올해 증가율이 낮아지겠지만, 평년에 비하면 여전히 매우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도 반도체 시장 상황은 전반적으로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데이터센터·인공지능(AI)·사물인터넷 등이 급속히 확대되면서 핵심 부품인 반도체에 대한 신규 수요 증가가 계속되고 있지만 공급은 이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메모리 시장은 양산단계까지 1년 반 이상이 필요해 올해도 공급 확대가 제한적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급증하는 데이터센터의 서버 수요를 감안하면 D램 수급이 여전히 타이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의 메모리 분야 성과도 아직 미미한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중국 메모리업체들은 장기적으로는 위협이 될 수는 있겠으나 올해는 시장에 영향력을 끼치지 못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국내 산업은 AI 반도체 등 새로운 기술 개발을 통해 동력을 찾아 나가야 한다고 보고서는 조언했다.
주대영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D램과 낸드플래시의 제조기술 강점은 유지하되 4차 산업혁명 관련 로직반도체 기술을 조기에 획득해 새로운 도약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주 연구위원은 “대기업 중심으로 성장한 반도체 산업은 정부의 지원이 끊긴 지 오래돼 부작용이 심각하다”며 “인력양성을 위해 R&D 사업을 획기적으로 확대해야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