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 질주에도 코너링·제동 완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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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에서 출발해 일산과 파주를 각각 왕복하는 330km 구간을 달렸다. 시승 차량은 캐딜락 ATS-V 카본 패키지 모델로 3.6ℓ 6기통 트윈 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470마력, 최대토크 61.4kg·m의 힘을 뿜어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제로백)은 3.8초에 불과하다. 이는 BMW M3보다 0.3초나 빠른 수치다.
ATS-V의 전면은 투구를 쓴 중세 유럽의 기사를 떠오르게 한다. 각진 차체와 방패형 메쉬 그릴, 보닛 중앙에 탄소섬유 소재를 적용한 공기 흡입구는 강력한 성능을 암시한다. 측면은 도어 패널 상·하단을 가로지르는 직선과 짧은 오버행은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후면은 캐딜락 특유의 V자형 라인을 기준으로 좌우로 뻗은 선이 정체성을 강조한다. 한껏 치켜 올린 리어 스포일러와 범퍼 하단의 4개의 머플러는 공기저항을 줄이는 한편 독보적인 존재감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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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M(엔진 회전수)이 왼쪽 아래에 있어 고속 주행 시 잘 보이지 않는 점은 옥에 티. 8인치 터치스크린 아래에 위치한 조작 버튼의 편의성과 광택 소재 적용에 따른 잦은 오염 역시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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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링과 제동 성능도 합격점. 스티어링 휠의 반응은 매우 즉각적이다. 말 그대로 칼날같이 정확해서 원하는 만큼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 50대 50에 가까운 전후 무게 배분과 차체 중량 대비 우수한 출력도 한몫했다.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MRC)은 노면을 예리하게 읽어냈고 순식간에 차를 원하는 위치에 가져다 놨다. ATS-V에는 앞뒤 각각 6피스톤, 4피스톤 브렘보 디스크 브레이크가 꽂혀 있다. 브레이크를 꾹 밟으면 마치 노면을 뚫고 들어갈 듯이 매섭게 멈춰 선다.
이밖에 ATS-V는 최첨단 안전·편의 사양을 대거 장착했다. 캐딜락의 상징인 안전 경고 햅틱 시트와 전방 충돌 경고, 차선 이탈 경고 및 유지 시스템 등을 탑재해 운전자와 탑승자를 전방위로 보호한다.
주행은 대부분 스포츠 모드로 진행됐고 도심에서도 세심한 연비 주행은 하지 않았다. 시승 후 최종 연비는 7.3km/ℓ로 복합연비(8.1m/ℓ)에 약간 못 미치는 수치를 기록했다.
캐딜락 ATS-V의 국내 판매 가격(부가세 포함)은 8020만~912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