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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정보회사 듀오(대표 박수경)의 듀오휴먼라이프연구소는 지난해 11월 6일부터 20일까지 전국 25세 이상 39세 이하 미혼남녀 1000명(남성489명·여성51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한민국 2030 결혼 리서치’ 보고서를 토대로 ‘미혼남녀의 혼인·이혼 인식’을 조사해 이 같은 결과를 23일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혼남녀의 46.1%는 ‘사실혼(동거)’을 보편적인 미래 결혼 형태로 예측하고 있었다. 이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응답이다. 이어 ‘기존 결혼제도 유지’(32.7%), ‘졸혼(卒婚)’(10.6%), ‘계약 결혼’(7.8%), ‘이혼’(1.8%) 등을 고른 응답도 있었다.
사실혼에 대한 인식 보편화로 ‘사실혼(동거) 등록제’와 ‘혼전계약서 법적 효력 인정’ 등에 대해 ‘필요하다’는 응답율은 각각 47%·45.5%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성별로 살펴보면 남성은 ‘사실혼 등록제’(50.7%)를, 여성은 ‘혼전계약서 법적 효력 인정 제도’(47%)를 기존 혼인제도 외 필요 제도로 꼽았다.
혼전 계약에 대해 ‘필요하다’는 의견도 높았다. 정도 차는 있었지만 미혼남녀들은 혼전 계약에 대해 ‘혼전 협의(약속) 필요’(30.9%), ‘일정 부분 계약 필요’(26.8%), ‘매우 필요’(23.8%) 등으로 응답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다.
특히 고소득 그룹(5000만원 이상)에 속한 미혼남녀일수록 ‘혼전 계약서 필요’(31.6%)에 대한 인식이 높았다. 반면 혼전 계약서가 ‘필요 없다’는 의견은 18.5%에 불과했다.
대다수 미혼남녀는 결혼식이 끝난 후에 혼인신고를 진행하는 것을 선호했다. 전체 응답자의 63.6%가 혼인신고를 ‘결혼식 후’에 한다고 답했으며, ‘결혼식 전’에 한다는 응답은 25.9%, ‘기간에 상관없이 아이를 낳은 후’에 한다는 의견은 6.2%로 나타났다. 아예 ‘혼인신고를 하지 않는다’는 답변도 4.3%를 차지했다.
이혼을 바라보는 남녀의 시선에는 온도 차가 있었다. 이혼 결정에 대해 여성은 42.8%가 ‘긍정적’(긍정적+인정하며 매우 긍정적)으로 인식했지만, 남성은 10%가량 낮은 32.7%가 긍정적인 응답을 했다. ‘부정적’(부정적+인정하지 않으며 매우 부정적)인 입장은 남녀 각각 25%·15.7%로 집계됐다.
이혼에 대비하는 자세도 달랐다. 남성은 ‘준비하는 것이 없다’(25.2%)는 응답이 가장 많았지만 여성은 ‘비자금’(26.4%)을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이혼이 불가피한 원인으로는 ‘외도’(23.8%), ‘시댁·처가 등 가족 갈등’(21.9%)이 나란히 지목됐다. 이어 ‘성격차이’(17.1%), ‘정서적 가정소홀’(15.2%), ‘경제적 무능력’(12.4%), ‘성(性)적 불화’(7.1%) 등이 있었다. 아울러 미혼남녀의 48%는 재혼에 대한 의사를 갖고 있었으며, 가정환경 만족도가 높을수록 재혼에 대한 의사도 높게 나타났다.
듀오 관계자는 “젊은 세대의 가치관과 인식 변화는 결혼에 대한 자세로 이어지고 있다”며 “기존의 결혼제도에 묶이기보다 유럽의 동거가구 사회복지혜택과 같은 정책을 마련해 다양한 형태의 결혼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