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식 대화 배제된 상화에 서운함
“매출액 기준 기업 구분하는 이분법 탈피해야...산업부 중견기업 정책에는 높은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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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이 정부의 공적 논의의 장에 초대받지 못한 서러움을 토로했다. 강호갑 회장은 19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자리위원회·4차산업혁명위원회는 물론 정책 혁신을 위한 공적 자리에 한 차례도 공식 구성원으로 초청받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실제 현 정부의 출범 이후 기업인과의 소통을 위한 자리에 중견련은 소외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대기업 총수들과 청와대 ‘호프미팅’, 지난 16일에는 중소·벤처기업인들과 청와대 초청만찬을 진행한 바 있다.
강 회장은 “중견기업 정책과 제도를 추진해 온 공무원·정치인도 대부분 그대로이지만, 정책 혁신을 위한 중견기업의 의견을 물어오는 이는 없다”며 “매출 636조원, 자산 770조원에 달하는 중견기업의 경제·사회적 가치가 1년만에 완전히 소실되었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회장은 중소벤처기업부의 출범과 동시에 산업부로 이관된 중견기업정책과 관련해서는 ‘이분법적 사고’의 탈피를 주장했다. 그는 “매출액을 기준으로 기업을 구분하고 이에 따른 차별화를 없애는 근본적인 산업정책을 위해 우리를 산업부로 이관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분법적 사고로 기업을 구분하는 것은 산업 발전 측면에서도 좋지 않고 이보다는 생태계 자체의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중견기업 정책 혁신 방안’에 대한 기대감도 표출됐다. 산업부는 지난해 9월 기획재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중소벤처기업부 등 8개 부처와 중견련·한국산업기술진흥원 등 유관기관을 망라한 ‘중견기업 정책혁신 범부처 TF’를 구성, 기존 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재평가를 토대로 ‘중견기업 정책 혁신 방안’을 수립해왔다.
강 회장은 “중견기업 정책업무가 산업부로 이관된 후 관련 정부 부처들과 학계·기업계가 폭넓게 지혜를 모은 것으로 안다”며 “시간이 늦은만큼 중견기업에 대한 청사진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조업 위주의 성장에서 벗어나 창의성과 혁신에 기반한 가치창출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강 회장은 “이제 얼마나 혁신을 하느냐에 따라 기업가치가 결정되는 혁신가치의 시대”라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플랫폼 생태계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세분화된 소비자의 사용가치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창의적 수요를 창출하는 혁신역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를 통한 사회통합이라는 시대정신에는 공감하지만 ‘약자’를 보호한다는 감성적 접근으로 정치·사회적 이득을 확보하려는 것은 퇴행”이라며 “법인세·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 등 논란이 되고 있는 정책에 대해 다양한 이면을 검토해 도입 시기와 균형을 도출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어 “일부 강성 노조로 인해 나라가 무너진다는 것은 과장된 표현일지 몰라도, 공동체의 안녕을 고려하지 않는 집단 이기주의가 기업 활동을 제약하고 산업발전을 저해하는 현실을 외면하는 것은 무책임”이라며 “기업과 근로자가 함께 성장하는 사회 풍토를 위해서는 정부는 물론 국회·기업·근로자가 강성 노조 문제 개선을 위한 공론을 형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견련은 이날 간담회에서 2018년 사업 추진 기본 방향으로 ‘변화된 정책 환경에 맞는 중견기업 관련 법·제도 개선’, ‘혁신성장의 동력이자 좋은 일자리 창출의 원천으로서 중견기업 가치 확산’ 등을 발표했으며, 이를 위해 유관기관 간 협력을 강화하고, 중견기업인 책임경영 선언·지역 중견기업 채용 로드쇼 등의 활동을 통해 중견기업에 대한 합리적 인식 제고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