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도매대가 인하 소폭에 그치고 25% 요금할인에 요금 경쟁력 줄어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플러스(U+)알뜰모바일은 3만2890원에 판매하던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행사를 전날부로 종료했다. 유플러스알뜰모바일 관계자는 “알뜰폰 시장 ‘출혈경쟁’ 가운데 타 업체들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일찌감치 종료했지만(유플러스알뜰모바일은) 조금이라도 고객에 혜택을 더 드리자는 차원에서 가장 늦게까지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알뜰폰 최대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의 헬로모바일도 월 3만3000원에 데이터·음성·문자를 무제한 제공하는 ‘10GB 33 요금제’ 이벤트를 지난달 말 종료했다. 기간 한정으로 진행된 해당 이벤트는 업계 최강 ‘가성비’를 앞세워 가입자를 끌어모았지만 올해도 진행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올해 에스원 안심모바일은 주요 유심 요금제 프로모션 가격을 지난해보다 7~26%가량 인상했다. 데이터 6GB 제공 요금제는 월 2만8600원에서 3만800원,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는 3만2890원에서 4만1690원으로 올랐다.
이처럼 알뜰폰 업체들이 줄줄이 요금을 인상하며 그나마 대기업 계열 알뜰폰 업체 등 대형 사업자를 중심으로 유지되던 3만원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는 사라지게 됐다. 알뜰폰 업계는 과도한 경쟁을 유발하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대신 음성·문자·데이터 서비스를 저렴하게 제공하는 복합 상품에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헬로모바일은 현재 대안으로 월 2만2000원에 데이터 10GB, 음성통화 100분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유플러스알뜰모바일도 데이터 5GB, 음성 200분, 문자 100건을 월 1만 5000원에 제공하는 ‘GS25요금제2’를 적극 판매하고 있다. 유플러스알뜰모바일 관계자는 “최근 내놓은 GS25요금제 상품도 기본 데이터 사용 이후엔 300MB속도로 데이터를 사용가능해 거의 무제한 요금제에 가깝다”면서 “제휴카드를 활용하면 월 0원에도 이용할 수 있는 만큼 소비자들이 더 저렴한 가격에 데이터 상품을 대신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복합상품마저 중소 알뜰폰 업체들은 출시하기 어렵다. 원가에 해당하는 망 도매대가 인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25% 요금할인으로 요금 경쟁력이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16일 “기본적으로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에 추가 할인 프로모션까지 들어가며 업체들 수익성이 악화됐다”며 “처음엔 알뜰폰 고객 유치 차원에서 진행했지만 출혈경쟁이 길어지며 더이상 적자를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왔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업계 상황에 우정사업본부 등 정부는 알뜰폰 판매처를 300여 곳 늘려 총 1500여 곳으로 확대하고 우체국 내 직영판매창구를 운영하는 등 알뜰폰 활성화에 나서기로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업계가 이대로 고사하면 이동통신 소비자들에게 요금제 다양성 제한 및 고가요금제 피해 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