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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 80% 이상 나빠져야 신호 보내는 신장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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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영 의학전문기자

승인 : 2017. 11. 30. 14:36

신부전_투석이미지
만성신부전 환자들이 병원에서 투석받고 있다.
최근 중견 여배우가 신장질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장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신장(콩팥)은 체내 노폐물을 걸러서 소변으로 배출하는 여과기능을 하는 장기다. 사구체라는 조직이 여과기능을 맡는데, 사구체에 만성적 손상이 발생해 생기는 질환이 만성콩팥병이다. 이같은 신장질환은 초기 뚜렷한 증상이 없고, 신장기능의 80% 이상이 나빠져야 증상이 나타나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 당뇨병·고혈압…만성콩팥병 원인

콩팥은 신체 항상성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체내 노폐물 배출이나 체액·전해질 등의 정상 유지, 여러 호르몬 생산 및 활성화를 맡는다. 만성콩팥병은 이런 콩팥이 손상되거나 기능 감소가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신기능이 악화돼 말기 신질환으로 진행되면 신장투석이나 이식 등 대체요법을 필수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만 35세 이상 국민 7명 중 1명이 만성콩팥병 환자다. 지난 2011년 11만3400여명이던 환자는 2015년 17만명으로 늘었다. 국민 100중 6명은 사구체 여과율이 정상의 50%에 못 미치는 ‘중증’ 만성콩팥병을 앓고 있다. 만성콩팥병 초기 환자까지 포함하면 국민의 약 13%가 노출돼 있다. 투석이나 신장이식이 필요한 말기신부전 환자는 7만5000여명 수준으로, 사회·경제적 비용은 5조2000억원에 달한다.

당뇨병·고혈압·만성 사구체신염 등이 원인질환이다. 통상 40세 이후 신장 기능은 매년 조금씩 떨어진다. 지병이 없는 경우 치료가 필요한 만성콩팥병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성인병의 경우 다른 장기의 문제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데 만성신부전이 되면 치료가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만성콩팥병은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오랜 시간 당뇨·고혈압·비만 환자로 살았거나 거품뇨·붉은뇨·야간뇨가 심하면 만성콩팥병을 의심할 수 있다. 또 눈 주위나 다리가 심하게 붓거나 65세 이상이고 만성콩팥병 가족력이 있거나 사구체신염을 심하게 앓은 적이 있다면 의심해 볼 수 있다.

중증 만성신부전으로 진행되면 요독증 증세를 보인다. 전신 쇄약·식욕부진·소화불량 등 애매한 증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소화기질환으로 오인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 수분대사 조절이 안 돼 부종이 생기거나 심한 경우 폐부종으로 이어져 호흡곤란을 보일 수도 있다. 체내 전해질 균형이 깨지면 심각한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고, 요독물질이 심장기능을 약화시키기도 한다.

고강지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30일 “빈혈이나 뼈 강도 약화와 같은 합병증도 동반된다”면서 “고혈압은 만성콩팥병의 원인이기도 하지만 신장기능이 감소되는 경우 자율신경 조절 장애나 부종으로 인해 없었던 고혈압이 생기기도 하고 기존 고혈압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는 고혈압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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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경희대병원
◇ 증상 없어 조기발견 및 치료가 최선

한번 손상된 신장기능을 정상화하는 치료제는 없다.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가 중요한 이유다. 정기적인 소변·신장기능 검사와 혈압체크로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당뇨나 고혈압 치료를 받는 경우 매년 소변 및 신장기능 검사가 필수다. 소변에서 혈뇨나 단백뇨가 발견된 경우 혈액검사를 통해 노폐물의 수치를 체크하고, 필요한 경우 정밀 뇨검사를 진행해야 한다.

특히 소변의 경우 색상·냄새·거품을 통해 여러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소변 거품은 단백뇨 증상으로, 정상인도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거품의 양이 많고 잘 꺼지지 않으며 물을 내려도 남아 있다면 콩팥병을 의심해야 한다. 이태원 경희대학교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정상 소변은 맑고 연노란색을 띠지만 콜라색의 소변은 혈뇨가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고, 빨간색 소변은 출혈 후 얼마 안된 것으로 방광염을 의심할 수 있다”면서 “약간 지린듯 한 반면 달달한 냄새가 나면 당뇨병을, 시큼한 냄새가 나면 당뇨합병증인 케톤산증을, 썩는 듯한 악취가 나면 요로감염증을 의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성콩팥병은 혈당 및 혈압조절과 식이조절로 일정 부분 진행을 막을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식습관은 짜지 않게 먹는 것이다. 흡수된 소금은 혈압을 올리고, 신장을 통해 배설되면서 신장기능에 부담을 준다. 염장식품이나 국물류가 많은 우리나라 음식의 경우 염분 함유량이 많아 일반적인 식사를 하는 경우에도 염분 섭취량이 정상을 초과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만성콩팥병이 있는 경우 일일 염분 섭취량(15g)의 3분1 수준의 저염식이가 권장된다.

단백질 과다 섭취도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노폐물을 가장 많이 만들어내는 영양소가 바로 단백질이기 때문이다. 단백질 사용 후 질소 노폐물은 신장으로 가게 된다. 요독증 조절을 위해서는 저단백 식이를 해야 한다. 단백질 섭취가 많을수록 단백질이 사구체를 통과하면서 사구체 손상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단백뇨를 동반한 만성콩팥병 환자라면 저단백식이가 필요하다.
김시영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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