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고용노동부의 사회적 기업 육성법 제정 이후 사회적 기업이 SK그룹의 ‘새로운 모색’이 된지 10년이 지났다. 기존 수익 위주의 경영 전략을 벗어나 사회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성이 그룹사 ‘딥 체인지’의 주축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17일 SK그룹에 따르면 18∼20일 2박3일간 경기도 이천 SKMS 연구소에서 최 회장의 주재로 CEO 세미나가 열린다. CEO 세미나는 SK그룹의 주요 계열사 CEO들이 모여 경영 성과를 점검하고 중기 미래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다.
지난해에는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 등을 주제로 한 ‘딥 체인지’가 주요 화두였다면 올해에는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이 핵심 의제가 될 예정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재무적 지표로 기업의 가치나 성과를 평가하는 접근법과 달리 사회적 기여도, 즉 일자리 창출이나 환경 문제 해결 등에 대한 기여도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가 제시될지 주목된다. 최 회장은 4월 ‘제2회 사회성과인센티브 어워드’에서 “기업이 돈을 버는 도구로만 평가받는 것은 문제”라며 “얼마나 착한 일을 했는지 평가하고 그간 사회에서 별로 평가받지 못했던 것들이 사실은 얼마나 가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 2015년부터 운영중인 ‘사회성과인센티브’는 사회적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객관적으로 측정, 그에 맞는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다. 모집한 사회적 기업을 대상으로 매년 사회적 가치를 평가해 이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착한 가치’를 창출한 사회적기업에 인센티브를 지원해 장기적으로 존속할 수 있는 경영 환경을 조성한다는 것인데, 93개 사회적기업에 48억원의 인센티브를 지원한 바 있다.
CEO 세미나에서는 또 지난해 ‘딥 체인지’ 강조 이후 계열사별로 모색한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 사례도 공유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2019년까지 4차 산업혁명을 위한 새로운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 조성과 5세대(5G) 이동통신 등 미래형 네트워크에 대한 11조원 투자 계획을 밝혔으며, SK이노베이션은 차세대 먹거리인 전기차 배터리와 화학 분야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구상이다. 딥 체인지의 또 다른 갈래는 ‘사회와 함께’라는 모토인 만큼 그룹 및 계열사 차원에서 사회적 기업을 육성하는 차세대 방안을 구체화하는 자리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의 사회공헌 전문재단인 행복나눔재단은 현재 12개 사회적기업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총 2100명을 고용하고 다양한 분야의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그룹은 사회적 기업가를 양성하기 위해 카이스트와 공동으로 ‘사회적 기업가 MBA’ 과정을 개설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CEO 세미나에선 주주 가치 제고 방안도 집중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확대경영회의에서 최 회장은 “SK그룹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낮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각종 경영지표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기업 가치 상승 방안을 마련하도록 주문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