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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11월 24~26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르는 드라마 발레 ‘오네긴’으로 고별 무대를 갖는다.
엄재용과 황혜민은 각각 2000년과 2002년 UBC에 입단한 이후 지난 15년간 뛰어난 파트너십으로 발레팬들의 큰 사랑과 신뢰를 받아왔다.
동료에서 연인으로 발전한 이들은 지난 2012년 부부의 연까지 맺으며 ‘최초의 현역 수석무용수 부부’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워싱턴 키로프발레아카데미, 모나코 왕립발레학교를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한 황혜민은 입단 1년 만에 수석무용수로 승격한 뒤 현재까지 UBC의 대표 무용수로 활약했다.
황혜민은 아시아퍼시픽 국제발레콩쿠르 2위(1999), 뉴욕국제발레콩쿠르 동상(2000), 헬싱키국제발레콩쿠르 은상(2001), 한국발레협회 신인상(2001)과 프리마 발레리나(2004) 등 각종 콩쿠르에서 수상을 휩쓸었다.
가녀린 체구를 바탕으로 한 탄탄한 테크닉, 풍부한 연기력과 표현력 등이 그의 장점으로 꼽힌다.
아이스하키 선수에서 발레리노로 변신한 엄재용의 강점은 소화할 수 있는 레퍼토리 폭이 넓다는 점이다. 클래식 발레부터 드라마 발레, 모던 발레까지 다양한 작품에서 안정적인 연기를 펼쳐왔다.
룩셈부르크 국제무용콩쿠르 은상(2001), 한국발레협회 당쉐르 노브르상(2005), 한국무용협회 연기상(2005), 문화체육관광부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2015) 등 화려한 수상경력을 보유했다.
황혜민과 엄재용은 프랑스 파리의 상젤리제 극장에서 열린 ‘2002 파리 21세기 에뚜왈 갈라’ 프로그램에서 처음 호흡을 맞췄다. 이후 2004년 인도 왕궁을 배경으로 무희 니키아와 전사 솔로르의 슬픈 사랑 이야기를 다룬 ‘라 바야데르’를 통해 전막 공연 커플 신고식을 가졌다.
두 사람은 ‘백조의 호수’ ‘돈키호테’ ‘잠자는 숲속의 미녀’ ‘지젤’ ‘호두까기인형’ ‘로미오와 줄리엣’ ‘심청’ 등 다수의 작품에서 주역 파트너로 활약했다.
지금까지 두 사람이 호흡을 맞춘 전막 공연 횟수는 무려 910여 회가 넘는다. 국내외 갈라 공연까지 포함하면 족히 1000회 이상이다.
황혜민은 엄재용에 관해 “상대역을 빛나게 해주는 환상의 파트너”라고, 엄재용은 황혜민을 “파트너에게 믿음과 신뢰를 주는 무용수”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은퇴 이후에도 무용가로서의 인생은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은 “이제 발레단은 떠나지만 춤을 그만두는 것은 아니다”며 “‘정점에서 행복하게 마무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지금이 적절한 시기라고 판단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황혜민과 엄재용은 ‘오네긴’ 개막 공연(11월 24일)과 폐막 공연(11월 26일) 두 차례 무대에 설 예정이다.
‘오네긴’은 러시아 사실주의 문학을 확립시킨 푸시킨의 소설 ‘예브게니 오네긴’을 바탕으로 드라마 발레의 대가 존 크랑코가 안무해 탄생한 작품이다. 1965년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극장에서 초연된 이후 반세기 넘게 크랑코의 독창성과 천재성을 대변하는 걸작으로 남아 전 세계 20여 개 발레단의 레퍼토리로 사랑 받고 있다. 오만하고 자유분방한 도시귀족 ‘오네긴’과 아름다운 사랑을 갈망하는 순진한 소녀 ‘타티아나’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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