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소상공인협동조합에 142억여원 지원…저변 확대에 주력
성공사례 발굴 통한 사업 모델의 혁신과 육성, 지속적 컨설팅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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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프랜차이즈가 넘쳐나는 커피 시장에서 살아남는 비법이요? 바로 ‘상생’과 ‘협업’을 통해 우리만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는 것입니다.”
이성록 부산커피협동조합 대표는 대형 프랜차이즈에 맞서 고급원두의 공동구매를 통한 원가절감으로 맛의 고급화뿐만 아니라 가격경쟁력까지 높였다. 그가 속한 협동조합은 국내 커피 수입량의 80% 이상이 부산항에 들어오는 입지 우위를 활용해 수입 생두를 저렴한 운송비로 공동구매, 커피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해 대형 프랜차이즈가 주도하는 커피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한다.
영세가구업체들로 구성된 포천생활가구협동조합도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운 외국계 가구업체에 맞서 상생과 협업으로 성공 신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소상공인협동조합 지원으로 결성한 포천생활가구협동조합은 고급 생산 장비를 공동으로 활용하고, ‘우트리’라는 공동브랜드를 개발해 온라인 시장으로 판로를 확대했다. 침실가구·학생가구·원목가구 등 각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조합원들은 설계부터 생산·판매에 이르기까지 함께 작업해 가구의 원스톱 쇼핑과 합리적 가격 책정이 가능케 했다.
이들 두 곳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협동조합 컨설팅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보완하고, 상생과 협력을 통한 소상공인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국내 소상공인들은 지속적인 경기불황과 과당경쟁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국세청이 발간한 ‘2017년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신규 사업자 수는 120만명, 폐업 신고 사업자는 91만명에 이른다.
그중 소상공인의 폐업률은 5년 평균 약 69%로 10곳 중 7곳이 5년 내에 문을 닫고 있다.
국내 대부분의 소상공인들이 실업이나 퇴직으로 어쩔 수 없이 창업한 경우가 많고, 충분히 준비하지 못한 채 시장에 나와 경쟁에 밀려 폐업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에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진공은 소상공인의 경쟁력 강화와 영업 인프라 구축을 위한 희망모델로 ‘소상공인협동조합 활성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5인 이상의 소상공인협동조합을 설립·운영함으로써 개별 소상공인의 한계를 극복하고, 자생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이 사업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800여개의 협동조합 설립과 공동사업을 통해 국내 소상공인협동조합의 저변확대에 주력해 왔다.
공동설비·공동브랜드·공동마케팅 등 5개 지원 분야에 조합당 최대 1억원 지원하며, 경영 안정화를 위한 컨설팅 사업도 하고 있다.
정부는 ‘소상공인협동조합 활성화사업’이 소상공인의 조직화·협업화를 강화해 소상공인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경제안정에 기여하는 새로운 대안모델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무작정 지원보다 성공사례 발굴을 통한 사업 모델의 혁신과 육성, 경쟁에서 밀려나는 이들을 위한 대책 등 한 차원 높은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새롭게 중기부가 출범하고 소상공인정책국이 실로 격상된 만큼 더욱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진경 대한한약협동조합 대표는 지난 5월 김흥빈 소진공 이사장의 조합현장 방문에서 “장기적인 조합의 발전을 위해서는 검증된 전문가를 통한 지속적인 컨설팅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이상훈 성공회대학교 교수는 “소상공인협동조합 활성화는 소상공인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훌륭한 희망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개별 소상공인의 약점을 협동조합이 보완할 수 있는 만큼 비즈니스모델·생산시설·유통시스템·컨설팅 등 생태계 기반을 만들고, 이들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에 더욱 힘써야한다”고 말했다.
중기부는 올해 250개 협동조합에 총 142억3000만원을 지원한다. 특히 소자본으로 창업하는 예비 사업자들을 위해 과밀업종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교육 등으로 컨설팅을 강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