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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셋값, 얼어붙은 매매심리·이주수요 틈 타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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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17. 08. 24.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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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셋값이 매매심리 위축과 재건축 이주 수요 증가 등과 맞물려 상승 기류를 탈 조짐을 보인다.

2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3%를 기록하며 8·2 대책 발표 이후 3주 연속 상승폭이 둔화됐다. 전문가들은 매매가 위축이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매매 대신 전세를 연장하려는 사람이 늘게 된다.

실제 목동·노원·송파 등지의 공인중개업소에선 매매 호가가 떨어진 반면 전세 호가는 가을 이사철을 맞아 오르고 있다. 목동 A 공인중개소 대표는 “확실히 재건축 단지 매매에 대한 문의가 줄고 전세 문의가 늘었다”며 “매매심리가 위축된 상태가 계속되면 서울 전반에 전셋값 상승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더구나 전세는 주택대출 한도 축소 규제에 해당되지 않아 은행의 부담이 덜하다. 주택담보 대출로 재미를 본 은행들은 이미 전세대출로 돌아섰다. KB국민은행은 전세자금대출에 신혼부부를 위한 최저 연 2.62% 우대금리 상품을 신설했으며, 우리은행은 지난 4일부터 우리전세론(서울보증일반), 우리전세론(서울보증공공주택), 우리전세론(전세금안심대출)에 대한 가산금리를 0.1%포인트 인하했다. 전세대출에 금리 인하 상품이 나오는 것은 드문 일이다.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차장은 “은행이 전세대출에 적극적인 것은 그만큼 전세수요를 예상한 것”이라며 “지점마다 살펴보면 전세 연장을 고민하는 사람들의 문의가 확실히 늘었다”고 설명했다.

전세수요 증가 뒤엔 서울 재개발·재건축 이주 수요가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만 재개발과 재건축으로 약 5만가구가 이주해야 한다. 특히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5930가구)를 비롯해 개포주공1단지(5040가구), 개포주공4단지(2840가구) 등 대규모 단지서부터 청담삼익(880가구), 상아2차(480가구), 방배경남(450가구) 등 소규모 단지까지 강남4구에서만 약 2만가구가 연내 이주를 앞둔 상태다.

정부는 하반기부터 쏟아지는 수도권 입주물량이 전세시장을 안정화 시킬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수도권 입주 물량은 올해 29만 가구, 내년에는 31만 가구에 달한다. 이는 10년 평균(19만5000가구)치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공급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박도 나온다. 직장과 교육 등 서울이 갖는 특수성상 서울의 거주수요는 수도권 입주물량 증가만으론 해소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사항인 전월세상한제와 임대차계약갱신청구권제의 도입이 본격화될 경우 집주인이 제도 시행에 대비해 전셋값을 올리는 일도 벌어질 수 있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 아파트시장은 정책이 더 작용하는 시장이지 수요공급으로 움직이는 시장이라고 볼 수 없다”며 “구체적인 공공임대주택 공급 정책이 발표되고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내년 이후나 돼야 진정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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