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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도시가 자연성을 회복하면 미세먼지는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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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17. 06. 27.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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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장
지난달 27일, 광화문광장에서 시민 3000명이 모인 토론회가 열렸다. 이렇게 많은 시민을 한곳에 모이게 하고, 초여름의 뜨거운 햇살 아래서도 지치지 않고 3시간 넘게 토론하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미세먼지’였다. 미세먼지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국민들이 얼마나 깨끗한 공기를 바라고 있는지를 확인한 시간이었다.

이날 토론회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미세먼지를 자연재난으로 규정하고 고농도 미세먼지가 지속될 경우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등 파격적인 정책을 내놓았다. 이를 위해 2020년까지 6400억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게 되지만 이것은 그 어느 가치보다 시민의 건강과 안전이 우선이라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10년간 정부와 지자체는 대기질을 개선하기 위해 교통 수요관리, 건설기계 배출관리, 비산먼지 줄이기 등 많은 노력을 해왔다. 이는 연평균으로 보면 상당 부분 효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올봄 집중적으로 심각한 초미세먼지에 시달린 사람들은 대기질이 개선됐다고 생각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제는 기존의 방법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인식하고 대응 전략도 완전히 새롭게 짜야 한다.

첫 번째 대안은 에너지 전환이다. 에너지를 아껴 발전소가 아닌 절전소를 세우고, 에너지를 소비만 하던 국민들이 에너지를 직접 생산하는 것이다. 최근 서울의 한 아파트가 전국 최초로 전 세대가 베란다에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한 사례도 있다. 태양광과 태양열, 풍력과 같은 자연 에너지는 어떤 오염도 발생시키지 않을뿐더러 안전하며 지속 가능하다. 국민들이 에너지를 아끼고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해 필요한 에너지를 직접 생산하는 새로운 문화가 정착되면 미세먼지 걱정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다.
두 번째는 도시의 에어컨이자 공기청정기 역할을 해줄 녹지를 늘리는 것이다. 최근에 발표된 산림과학원 자료를 보면 도시 숲의 미세먼지 농도는 도심에서의 농도보다 평균 25.6%가 낮았고, 초미세먼지는 도심에 비해 평균 40.9%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의 녹색공간은 공기를 정화해줄 뿐만 아니라 도시의 온도를 낮춰주고 삶의 질을 높여준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 1인당 도시 숲 면적은 2015년 기준 8.7㎡로 세계보건기구 기준인 15㎡에 비해 아직 많이 부족한 상태다.

세계 여러 선진도시들은 이미 녹색도시, 자연도시를 추구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도시녹화 사업은 ‘시티 인 어 가든(City in a Garden)’을 표방하며 자연과 기술을 접목한 첨단 도시정원을 만들었다. 프랑스 파리, 호주 시드니, 미국 피츠버그 등 세계 여러 대도시에서는 건물 벽면녹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도심 녹색 공간을 늘리는 시도들을 하고 있다. 녹색도시 정책은 우리보다 미세먼지가 낮은 나라에서도 적극적으로 추구하고 있는 세계적인 추세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중앙 집중적으로 이뤄져 왔던 발전 방식은 소규모 분권 형태로 전환되어야 하며, 에너지와 대기정책은 통합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또한 자동차 운행이 많은 대도시와 공장이 많은 산업도시, 선박운행이 많은 항만도시 등 각 지역 특성을 고려해 다각적인 맞춤형 관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중앙정부에 의한 집중형 정책과 지방 정부의 분권형 정책이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해야 한다.

유엔 세계도시전망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세계 인구의 54%가 도시에서 살고 있고 2050년이 되면 66%가 도시에 거주하게 된다고 한다. 이는 곧 지구의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반드시 도시가 변화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깨끗한 공기를 마시는 것은 국민의 권리이며, 깨끗한 공기를 만드는 것은 정책의 의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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