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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수경 듀오 대표 “술 권하는 사회? 결혼 권하는 사회 만들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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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아 기자

승인 : 2017. 06. 22. 07:30

결혼 줄어도 ‘이성’ 찾는 발길 늘어...결혼 정보업체 역할 중요
‘결혼기금조성법’ 제정해 고용·주택 혜택 주는 ‘파격적 정책’ 필요
세대간 ‘결혼’ 인식 차 줄이는 만남의 장 적극 펼칠 것
박수경 듀오 대표 인터뷰
박수경 듀오 대표가 21일 서울시 강남구 듀오 본사에서 진행된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송의주 기자
‘역대 최저 혼인율’이란 말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혼인 건수는 28만1600건으로 전년보다 7% 줄었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25만 9100건, 1974년 이후 최저치다. 주위를 둘러봐도 마흔 줄 들어서 혼자 지내는 지인들이 많다. 이들은 육아·가정으로부터 자유롭다. 눈치 보며 육아휴직을 쓰지 않아도 되고, 명절 증후군도 없다. 결혼한 동료는 아이와 남편 챙기느라 정신이 없을 때 이들은 일과 여가를 병립해 깨기 어렵다는 유리천장을 깨기도 한다.

‘사회란 것이 술을 권한다’는 현진건 소설 ‘술 권하는 사회’ 주인공의 말처럼 사회가 비혼(非婚)을 권하고 있는 셈이다. 혼인으로 겪게 될 부조리·불합리한 사회적 세태들이 결혼을 주저하게 만든다.

“결혼 권하는 사회, 만들어야 합니다. 정부 정책이 더 파격적으로 변화해야해요. 지금처럼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세제지원 같은 장려정책은 혜택받는 경우가 매우 적어 유인책이라고 말할 수도 없죠. ‘결혼기금조성법’을 제정하고, 최소한 중소기업의 적정임금 수준을 받는 청·장년을 대상으로 고용·주택 등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박수경 듀오 대표 인터뷰
박수경 듀오 대표가 21일 서울시 강남구 듀오 본사에서 진행된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사진=송의주 기자
21일 서울시 강남구 듀오 본사에서 만난 박수경 대표는 결혼정보업체의 시장 전망과 무관하게 우리 사회의 미래상이 ‘결혼 권하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 최연소 여성임원이었던 박 대표는 2014년 듀오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고단한 워킹맘으로 살았지만 박 대표는 “혼자가 아닌 함께 연애하고 사랑하고 부대끼며 살수록 행복한 사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가 이끄는 듀오는 3만3000여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듀오를 통해 결혼한 회원은 3만5000명에 이른다. 듀오 자체 조사결과에 따르면 듀오를 통해 결혼한 남녀의 이혼율은 전체의 5분 1도 되지 않는다. 경험이 많은 커플매니저가 빅데이터를 활용해 과학적으로 진행하는 만남이 성공적인 결혼생활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투데이는 업계 1위로 ‘아름다운 만남’을 장려하는 듀오를 만나 인구절벽을 해소할 핵심사안인 ‘결혼’에 대해 들었다.

대담은 하만주 중기벤처부장의 사회로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아모레퍼시픽 최연소 여성 임원이라는 이력을 갖고 있는데 전혀 다른 업종인 듀오를 선택한 이유는?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땐 놀랐어요. 하지만 결혼정보업은 어떻게 보면 저도 잊고 있던 제 전공이더라고요. 소비자학을 전공했지만 1990년대 대학에서 결혼경제학 강의를 했고, 이때 신생기업이었던 듀오를 분석한 적이 있어요. 제안을 받고 듀오 관련 자료를 보며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졌습니다. 듀오 역시 특성상 여성 조직을 이해하는 사람이 필요했죠.”

박수경 듀오 대표 인터뷰
박수경 듀오 대표가 21일 서울시 강남구 듀오 본사에서 진행된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웃고 있다./사진=송의주 기자
-통계청 자료에서도 알 수 있듯이 출산율뿐 아니라 혼인 자체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를 결혼시장의 축소로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전체 파이는 줄어들고 있지만 듀오가 점유하고 있는 부분은 늘고 있어요. 혼인율이 줄어드는 것은 결혼을 ‘안’하는 것도 있지만 ‘못’하는 양극화 문제에도 원인이 있습니다. 개인주의가 보편화되다 보니 옛날처럼 사람 만나는 일이 수월하지 않아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커지고 있어요. 따라서 객관적인 정보·서비스를 제공하는 결혼정보 업체의 역할은 중요해질 것입니다. 저희 회원수가 10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이 이를 증명합니다.”

-결혼정보업체가 활용하는 빅데이터의 활용도와 정확성은?

“70%를 데이터에, 30%는 경험에 의존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듀오에는 3만5000명의 성혼 회원 자료가 있습니다. 결혼에 골인했지만 알리지 않은 회원까지 포함한다면 데이터는 더 방대해지죠. 기본적으로 이 데이터를 활용해 이상형을 찾아요. 하지만 이게 전부는 아닙니다. 사람에게는 ‘고집’이 있거든요. 이 부분을 케어하는 것이 커플매니저들이죠. 이분들의 노하우를 활용해서 최적의 상대를 찾아주는 것, 이것이 듀오가 가진 강점이죠.”


-듀오의 미래와 시장 확대 전략은?

“사업을 떠나서 ‘결혼’은 인생 사이클의 큰 축입니다. 듀오는 출산·육아·실버 등 생애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컨설팅 회사가 되고 싶습니다. 지금은 이성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를 대학생 소셜 인프라에 활용할 수 있고, 자녀·부부 컨설팅에도 활용할 수 있죠. 고령층을 위한 ‘시니어 소셜라이징’ 같은 사업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또 결혼이 아닌 만남을 매칭해주는 별도 프로그램도 시도할 계획입니다. 결혼까지 생각하지 않는다면 서비스가 훨씬 소프트하게 나갈 수 있고, 정보 검증에 드는 지출도 줄어 저렴한 비용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때 저희 노하우가 더욱 빛을 발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박수경 듀오 대표 인터뷰
박수경 듀오 대표가 21일 서울시 강남구 듀오 본사에서 진행된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송의주 기자
-대학·문화센터 등 현장에서 ‘결혼특강’을 많이 하는데 일반인들과 소통하며 느끼는 ‘결혼인식’은 어떤지. 아쉬운 점과 고무적인 점이 있다면.

“젊은 친구들이 실패없이 사람을 만나려고 하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경제력·기득권을 가진 기성세대들이 한정된 시각으로 젊은이 관련 정책을 펴는 것도 문제죠. 서로의 결핍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도록 이해를 넓히는 장을 많이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적절한 콘텐츠와 만남 속에서 세대 간 소통을 하다보면 결혼에 대한 공감대도 형성될 것이라고 믿어요.”

-결혼으로 향하는 젊은이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결국 선택과 집중이에요. 듀오를 이끌며 가장 많이 느낀 것은 세상은 생각보다 공평하다는 겁니다. 모든 것을 다 가질 수는 없죠. 배우자의 조건에서도 가장 원하는 한가지 장점을 기준으로 삼고 나머지는 살면서 가꿔간다고 마음먹어야 해요. 어설프게 욕심만 부리면서 홀로 있는 것보다 미숙하지만 함께 성장해 나간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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