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현지시간) 소멸 직전의 이-팔 평화협상을 소생시키려는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의 거센 저항에 직면했다고 미·팔레스타인 정부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특히 평화협상의 일부인 이스라엘의 팔’ 경제권 통제와 관련된 양보를 받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경제 문제는 과거 평화협상에도 계속해 포함돼 왔으나 최근 팔레스타인의 경제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 더욱 긴급해졌다. 세계은행(WB)은 최근 보고서에서 팔’ 경제가 “일자리와 소득 창출에 실패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이 무역·접근성 등 팔레스타인에 대한 경제적 통제를 완화할 것을 촉구했다.
팔레스타인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현 상황에 대해 “위험하다”며 “우리는 작은 제스처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무너지는 경제를 살릴 수 있을까’라고 말할 사람을 원한다”고 말했다.
미 정부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의 물·농업·전력 관련 프로젝트를 허용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중동 특사이자 실무자인 제이슨 그린블랫은 이스라엘 측에 요르단 강 서안지구의 정착촌 중에서도 가장 통제가 심한 C구역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건설 및 사업에 더 높은 접근성을 허용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부는 미 정부가 요청한 것보다 적은 양보만을 제공하고 있으며 대부분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기에도 약속됐던 것들이라고 FT는 전했다.
이스라엘은 트럼프 정부가 들어선 후 C구역의 건설제한을 풀고 이스라엘-서안지구간 국경통제를 개선하는 등의 조치에 합의했으나 이러한 약속의 상당 부분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 최근에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정부는 서안지구 최대도시인 칼킬리아에 팔’ 주민을 위한 주택 건설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가 보수파 정치인들의 거센 항의에 직면하자 허용조치를 재검토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이-팔 갈등의 ‘궁극적인 협상책’을 내놓겠다고 공언했다. 이주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 재러드 쿠쉬너가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지도자와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 역내 평화를 위한 논의를 할 예정이다.
그러나 FT는 대부분의 중동인들이 근래 들어 가장 강경한 성격의 우파 연정이 정권을 잡은 이스라엘과 서안지구의 자치정부(PA)와 가자지구를 장악한 무장정파 하마스로 분열된 팔레스타인 간의 평화협상이 성과를 낼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