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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디, 미-중 양극체제 저지 위한 외교 펼쳐

모디, 미-중 양극체제 저지 위한 외교 펼쳐

기사승인 2017. 06. 19.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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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최근 반년의 공백을 깨고 외교 순방에 나선 것은 미국·중국의 양극 체제를 견제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모디 총리는 지난달 29일부터 독일·스페인·프랑스·러시아 등을 외교 순방했다. 이는 세계에서 ‘글로벌화’의 역행 바람이 부는 가운데 미·중의 2극 체제의 실현을 저지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은 19일 전했다.

모디 총리는 지난해 11월 일본을 방문한 이후 자국의 화폐개혁과 지방선거 등 국정에 힘을 쏟느라 해외 방문을 멈췄으나 5월 중순 스리랑카, 5월 말 유럽 등으로 다시 외교순방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 순방에서는 그가 지금까지 중시해왔던 대규모 비즈니스 논의나 투자 유치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러시아와 공동으로 인도 남부에 원자로를 추가 건설하기로 합의한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테러 대책과 교육·문화 부분에서의 교류 촉진 등 뿐이었다. 이에 인도 주재 외국계 기업에서는 실망의 목소리도 나왔다. 인도 뉴델리 주재 한 스페인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닛케이아시안리뷰에 “인도의 현직 총리가 스페인에 방문한 것은 과거 30년 만에 처음이었는데, 빈손 방문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인도 싱크탱크 옵서버리서치의 난단 크리슈나 부회장은 “유럽은 세계를 위해 해야 할 역할이 있고, 우리는 유럽이 이를 알아주었으면 한다. 이것이 이번 순방에서 모디 총리가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인도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1800달러(약 200만원) 수준으로 앞으로 직접투자와 기술이전 등의 세계화의 수혜를 계속 받을 필요가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파리협정을 탈퇴하는 등 보호주의적 입장으로 돌아서고 중국과 양극체제를 보이자, 유럽 등의 주요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선 것이다.

즉, 이번 순방에서는 눈앞의 외교 성과 보다 전략적인 발판다지기에 힘을 쏟은 것으로 풀이된다. 모디 총리는 5월30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함께 참석한 독일 경제회동에서 “(투자유치의) 최대 목적은 고용 창출을 통해 (인도)사회에 빈부 격차를 줄이는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모디 총리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도 경계하고 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실현되면 인도는 히말라야 주변과 카슈미르 지역은 물론 인도양에서도 중국보다 영향력이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닛케이는 모디 총리가 미국 중국간 합의를 통해, 중국이 일대일로로 유라시아 대륙에 영향력을, 미국이 그 이외의 지역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도를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모디 총리는 지난 2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에서 “세계는 더 이상 수 십 년 전의 2극 체제가 아니다”면서 미·중 양극 체제를 견제했다. 지난달 중국에서 열린 일대일로 국제회의에도 인도는 대표단을 보내지 않았다.

인도는 1960년대 이후 전략적으로 ‘전방위외교’를 펼쳤으나, 모디 총리는 이를 전환해 일본·미국·유럽과 전략적 제휴 관계를 유지해 남아시아, 인도양에서 영향력 늘리는 등 중국과 거리감을 두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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